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373220) 기술전략팀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SNE리서치 주최 ‘NGBS(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 2023’에서 “2030년 전기차 시장을 보면 프리미엄 모델 비중은 19%에 그치고, 보급형(66%)과 저가형(15%) 모델이 8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배터리 가격을 더 낮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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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 팀장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가격 인하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모두 다섯 차례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0년부터 2만5000~3만달러(약 3000만원대) 수준의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이 보급형·저가형 모델 위주로 구성되면 완성차 기업도 중·저가 배터리를 선호하게 되고 이에 따라 배터리 가격이 업계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리라는 게 장 팀장의 생각이다. 즉, 배터리 업체로선 보급형·저가형 모델에 채택될 수 있도록 배터리 가격을 낮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 같은 전망에 맞춰 우선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는 짧지만, 제조원가가 저렴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공식화했고, SK온 등도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2035년에도 전체의 10% 비중 머물러
이날 세미나에선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이차전지)가 2035년에도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10% 비중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오는 2027년 양산을 시작해 2035년쯤 전체 배터리 시장의 10~13%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이온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배터리를 말한다. 현재 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도 무게와 부피, 화재 위험을 낮출 수 있어 대표적인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생산 능력은 지난해 0.06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1GWh→2030년 149GWh→2035년 950GWh로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 배터리 생산 능력에서 전고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0.01%에서 2035년 10%로 증가하리라는 게 SNE리서치 측 분석이다.
일각에선 전고체 배터리가 가격이 비싸 본격적으로 전기차에 채택되는 시점이 늦춰지리란 예상도 나왔다. 장 팀장은 “현재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이 낮다”며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개발해온 일본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지우 삼성SDI 그룹장은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경기도 수원 소재단지 내 S(에스)-라인을 올해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샘플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 그룹장은 2030년 전체 배터리 시장 규모를 3600GWh로 예상하면서 이중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40GWh 규모를 차지하리라고 내다봤다. 이는 SNE리서치 예상치보다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