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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선은 30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가의 삶은 다가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번 책은 위대한 사람이 쓰는 자서전이 아니라, 제 일기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한 특별한 순간을 담은 책이다”고 밝혔다.
백혜선은 4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서울 예원학교 2학년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갔다.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 변화경 부부의 가르침을 받았다. 1989년 윌리엄 카펠 국제 콩쿠르 1위, 1990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3위’ 등을 차지하며 ‘콩쿠르 여제’로 이름을 떨쳤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 이듬해 서울대 음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고, 10년 뒤인 2005년 미국으로 떠나 두 아이를 키우며 연주자 활동을 이어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모교이자 미국에서 유서 깊은 음악 대학인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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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된 뒤에도 고민은 계속됐다. 외국에서도 인정 받기 위해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생겨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연주자로 활동할 기회만 근근이 이어졌을 뿐 교육가가 될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백혜선은 “동양인 연주자로 활동하는 것도, 아이 둘을 키우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힘들다는 사실에 크게 좌절한 때였다”고 털어놨다.
백혜선은 지금 자신이 학생 시절의 1기, 사회인으로의 2기를 거쳐 “인생 3기”에 접어들었다고 표현했다.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숱한 좌절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백혜선은 “정년 퇴임이라는 말도 있지만 인생은 평생 배우면서 살아야 한다”며 “앞으로 3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세이 출간을 계기로 국내 연주 활동도 더 많이 가질 계획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오는 4월 11일 독주회, 12월 인천시향과의 브람스 협주곡 연주 등을 예정하고 있다. 백혜선은 “좋은 책을 읽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음악회가 사람들에게 오래 남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한꺼번에 떠나보내면서 그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책에 담고 싶었어요. 코로나19를 겪어 보니 우리에게 영원한 건 아무 것도 없더라고요. 하루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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