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Goldman Sachs Commodity Index) 상품 지수는 3일(현지시간) 기준 474선을 기록하고 있다. S&P GSCI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340선에서 현재까지 약 39%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지난해 5월부터 매월 수치가 오르다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1월 PPI가 0.3% 증가, 1년 만의 플러스(+) 전환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1월 0.8% 상승을 기록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 플러스 전환했다. 반면 CPI는 대부분 답보 상태다. 미국이 1.4% 증가해 전월 기록인 1.3%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중국도 -0.3%를 기록했다. 한국은 3.7%로 전월 0.6% 대비 상승했다.
PPI는 상승하는 반면 CPI는 횡보하는 상태는 전형적인 경기 회복 초반 국면으로 평가된다. 생산자의 비용이 증가한 것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이 일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시차는 통상 약 2~3개월 정도다. 전체 물가 상승의 대부분을 CPI가 차지해 PPI를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로 여기기도 한다.
|
국제 경제를 양분하는 미국과 중국의 PPI가 상승하는 구간에선 기업들의 매출은 증대한다. 특히 수출 제조업 중심의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더 직접적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 도매상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로선 이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상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121곳의 1분기 매출 전망치 총합은 이달 초 기준 전월 대비 급격히 증가했다. 1월 초엔 0.04% 하락, 2월 초엔 1.79% 증가, 이달 초엔 5.2% 각각 전월 대비 늘어났다. 1월 PPI 지수가 발표된 2월 중순쯤을 기점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상황 인식이 변화한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PPI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기업에 대한 투자시 선별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PPI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대부분 기업에서 비용에 해당하는 원자재값 상승이다. 이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번다하더라도 비용이 더 크게 늘어 마진이 악화된다면 최종 이익은 되레 줄어드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재만 연구원은 “PPI만 상승하는 현 국면은 제품 판매가격보다는 제품 생산원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과 같은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때는 성장주나 가치주보다 일반적으로 마진률 관련된 수치가 높은 기업인 하이퀄리티지수의 수익률과 상승 확률이 높은 특징이 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PPI 상승 국면에서 매출과 마진이 개선되는 것과 더불어 주가 수익률이 양호한 업종으로 화학, 에너지 철강이 속한 소재와 운송, 기계 등 산업재,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IT를 꼽았다. 실제로도 이날 코스피 상장사(금융 제외) 중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전월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률 전망치 변동률에서 상위권에 속한 기업은 HMM(011200)(매출 10.5%, 영업이익률 6.25%p), 금호석유(011780)(5.9%, 3.26%p), SK하이닉스(000660)(4.0%, 1.86%p) 등 소재, 산업재, IT 업종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