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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매년 만기가 돌아오는 벤처펀드의 규모는 커지고 있음에도 회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VC들에겐 IPO가 가장 일반적인 투자금 화수 수단이지만, 기업가치를 원하는 만큼 인정받지 못해 중간 회수가 어려운 탓이다. 이렇게 묶여 있는 자금이 커지자 차선책으로 스타트업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세컨더리는 기존에 PEF운용사나 VC들이 이미 투자한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초기 투자자는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후속 투자자는 검증된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적으로는 증시 상장 이후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지만 펀드 만기 시기보다 IPO까지 걸리는 시기가 길어지자 세컨더리 방식이 시장에 자리잡은 셈이다.
VC들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도 쌓여있어 세컨더리 시장에서 받아줄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벤처 투자 금액은 전년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1월까지 국내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 대상 투자건수는 총 1133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43.4% 감소했다. 총 투자금액으로 봐도 지난 2022년도 13조6802억원에서 2023년도엔 6조211억원으로 56% 급감했다.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이파우더도 그만큼 쌓여 최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주를 사들이기에는 아직 밸류에이션이 고점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역대급 할인’이라는 이야기는 나오지만 업계 안팎의 예상보다는 세컨더리 투자가 덜 이뤄질 수도 있단 해석이다.
밸류를 낮춰서라도 투자금을 유치하고자 하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늘어나는 만큼 VC들의 ‘옥석 가리기’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스타트업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리스크가 적은 곳들을 위주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