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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보선 캠프 맡았던 李 지지
오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방금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봤다”며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고 했다.
0선은 30대 원외인사인 이 전 최고위원, 초선은 김은혜·김웅 의원을 가리킨다. 이들은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인 지난 22일 자체 토론회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이어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됐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라며 “어떻게 하면 이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붙잡아둘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캠프에서 많은 것을 맡겨주셔서 감사했다”면서 “이번에 좋은 성과를 내서 ‘첫날부터 능숙하게’ 당을 개혁해 내겠다”는 글로 화답했다. ‘첫날부터 능숙하게’는 오 시장의 선거구호였다.
오 시장이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도 겨냥했다. 그는 “이번 당 대표는 사실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며 당 대표 적임자는 자신임을 강조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올해 초에 전기차를 주문했다”면서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김웅·홍문표 대구로…나경원·김은혜 부산行
당 대표 후보등록이 끝나고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당권 후보들은 너도나도 영남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김웅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 홍문표 의원은 이날 각각 대구를 방문했다. 김 의원은 움캠(움직이는 캠프)으로 이름 붙인 이동식 캠핑카를 타고 전날 이미 대구에 내려와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대구·경북 청년 위원, 청년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오후에는 대구에 있는 당원, 시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포항으로 자리를 옮겨 당협을 방문하고 당원들도 만났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경북 당원간담회를 가진 뒤 오후에는 전남 순천과 광주시로 이동해 당원간담회를 진행했다.
부산시(사하구을)가 지역구인 조경태 의원도 최근 경북지역을 돌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경남 양산시가 지역구인 윤영석 의원은 이날 경북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나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은 각각 부산 당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부산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연 뒤 6개 당원협의회와 부산시당을 순회했다. 김 후보는 부산 남구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한 뒤 부산시청과 경남도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반면 대구(수성구갑)가 지역구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이날은 서울에서 유튜브 방송 출연 등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발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마다 지지율이 낮은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특히 영남당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당권 후보들이 영남을 찾은 것은 당심 확보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보수정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은 놓쳐선 안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권 후보들의 영남을 찾는 것은 그쪽 출신과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지, 여당에서 주장하는 영남당 프레임으로 볼 순 없다”면서 “당초 영남 대 비영남에서 현재는 세대대결 구도로 바뀌었기 때문에 본경선에서 70%나 차지하는 당심 확보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