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기준 11번가 장부금액을 8340억원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기존 1조494억원과 비교해 2154억원을 손상으로 인식한 것이다. SK스퀘어의 11번가 지분율은 80.3%다.
SK스퀘어는 “11번가의 지속적인 손실 누적으로 인해 순공정가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장부금액과 회수가능액의 차이인 2154억원은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투자 관련 손실로도 인식됐다. 통상적으로 장부금액이 자산의 매각 또는 사용으로 회수될 금액을 초과할 경우 자산이 손상됐다고 보고 그 차이만큼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11번가는 부진한 성과로 인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어 업계 안팎에선 계속해서 기업가치 훼손의 우려가 나왔었지만 회사는 손상 금액이 회수가능액을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왔다. 그러나 11번가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SK스퀘어가 11번가의 손상을 인식한 것이다.
11번가의 적자로 SK스퀘어도 부진한 성적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SK스퀘어는 2023년 연간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2765억원, 영업손실 2조3397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1조3148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SK스퀘어의 주요 포트폴리오인 SK하이닉스의 부진으로 지분법 손실이 반영된 결과지만 11번가의 적자도 한몫 했다.
가격 매력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11번가 인수에 큰 관심 보이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의 매각이 늦어질수록 영업적자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11번가는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11번가를 인수할 만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미 매각이 확정됐으니 11번가는 실적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