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정비사업 놓칠라…'주택통' 앞세워 수주전 채비

한남4 후끈한 수주전, 압구정·성수·여의도 옮아 붙을까
포스코이앤씨, 건축현장 잔뼈 굵은 정희민 대표 '총대'
현대건설 이한우·DL이앤씨 박상신 등 '주택통' 두각
수주전 돌아오나…방배15·신반포4 이미 경쟁 구도
  • 등록 2025-01-02 오전 5:00:00

    수정 2025-01-02 오전 5: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새해 알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을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으며 연말 시장 분위기를 한껏 달궈놓은 가운데 올해 압구정·성수·여의도 등 대규모 정비사업지 곳곳 발주가 예고되면서다. 최근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소위 ‘주택통’들이 속속 자리한 것 역시 치열한 수주전을 위한 채비라는 분석이다.

한강 이북에서 바라본 압구정3구역.(사진=뉴스1)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3일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정비사업 강자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초부터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앞세워 국내 정비사업 수주액 순위 2위(4조 7191억원)를 차지했는데, 여기에 건축사업 현장에 잔뼈 굵은 ‘주택통’ 정 대표에 키를 맡기면서다.

국내 건설업계 ‘맏형’으로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 6조 612억원을 달성, 압도적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 역시 지난 연말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건축기획실장,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현장소장, 건축주택지원실장, 전략기획사업부장에 이어 최근까지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이 대표는 당장 삼성물산과의 한남4구역 수주전이 첫 과제로 맡겨진 상황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DL건설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7월 3817억원 규모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 수주 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DL이앤씨는 박 대표 체제에 돌입한 직후인 8월 도곡개포한신 재건축(4285억원), 10월 자양7구역 재건축(3607억원)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초 총 사업비 1조 7000억원 안팎 한남5구역 수주 가능성을 높인 상황이다.

연초부터 서울 상급지 곳곳에서 대어급 정비사업 발주가 예고돼 있다는 점도 치열한 수주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총 사업비만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압구정동 369-1 일대 39만㎡ 규모 압구정 최대 재건축 사업인 압구정3구역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을 계획하고 있는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 중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아파트 등이 건설사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면서다.

실제로 지난해 말 시공사 선정에 나선 주요 정비사업을 놓고 건설사 간 눈치작전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방배동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방배15구역은 올해 2월 27일까지 입찰 마감이지만, 이미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금호건설 등 유수의 건설사들이 이미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공사비만 1조 310억원에 이르러 인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신반포2차와 함께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에도 최근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며 경쟁입찰 가능성을 높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탄핵정국 등으로 불확실성이 없지 않지만, 통상 구청이 주체가 되는 인허가가 주요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높은 공사비로 인한 어려움은 있겠지만, 시황은 언제든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제 때 사업성 높은 일감을 확보하려는 건설사들의 노력은 내년에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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