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내년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판세에 따라 대선주자 테마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에 균열이 생기자, 야권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테마주가 급등했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의 빈소에서 잠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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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아이(043360)는 14일 최동호 대표이사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같은 ‘혜주 최씨’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거론되며 상한가인 5660원까지 올랐다. 금강공업도 이성오 사외이사가 최 전 원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우선주가 이날 상한가인 2만9700원에 마감했다.
영풍정밀(036560) 역시 최창규 대표이사가 ‘혜주 최씨’인데다 서울대 동문인 점이 부각되며 16.2% 오른 1만1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일단조(024740)는 최 전 원장의 고향인 경남 진해에 300억대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전날보다 15.7% 오른 53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한 달로 범위를 넓히면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정치인 테마주는 대부분 최재형 전 원장 관련 주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주가상승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3개 종목이 ‘최재형 테마주’였다.
한세엠케이(069640)는 김동녕 대표이사가 최 전 원장과 경기고·서울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한 달만에 188% 급등했다.
이루온(065440)·
오픈베이스(049480) 역시 같은 이유로 각각 111.3%, 101.5% 올랐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테마주는 상위권에 없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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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테마주는 최근 들어 내림세다. 임원들이 윤 전 검찰총장과 서울대 동문, 법무법인 태평양 근무 등으로 인해 친분이 있어 최근 테마주로 급등했던
동양3우B(001529) (-7.4%)
동양우(001525) (-4.87%)
동양2우B(001527) (-4.68%) 등은 이날 일제히 내렸다. 합성피혁 제조업체 덕성의 대표 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덕성우(004835)(-7.39%)와
노루홀딩스우(000325)(-7.24%)도 하락했다.
최근 한 달 사이
노루홀딩스우(000325)는 40.7% 급락했다.
덕성우(004835)와
덕성(004830)은 33.2%. 32.3% 하락했다.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관련이 있다며 테마주로 포함된
아이오케이(078860) 주가도 30.1% 빠졌다.
NE능률(053290)도 최근 한 달 새 29.1% 내려앉았다. 윤 전 총장이 올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두각을 보여왔지만 최근 대형 악재가 이어지며 지지율이 하락하자 테마주도 함께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인 테마주는 해당 정치인이 승리하든 패배하든 선거 후에는 주가지수나 해당 업종 등 비교할만한 벤치마크 지수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기업가치를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은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가 타이밍을 노리고 들어가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