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보람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타깃으로 ‘사이다’ 복귀 선언(?)의 신호탄을 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과정에 대한 합동감찰 결과를 언급하면서 “영화보다 더 치밀하고 저열한 검찰의 민낯이 드러났다.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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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에 접수된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건 재배당 시도 등 절차적 정의를 훼손시킨 장본인”이라고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 “합동감찰 결과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 지사는 또 “필요하면 공수처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며 “국민적 의혹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다 밝히지 못한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저격을 통해 검찰개혁에 대한 이 지사 견해도 확고히 했다. 그는 “불공정한 검찰권을 강력히 억제하겠다”며 “검찰 개혁을 지지부진하게 두지 않겠다. 헌법이 보장한 권한을 가졌을 때 전광석화처럼 단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저항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결단, 강력한 추진력으로 공정한 검찰권 확립에 나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최근 잇따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나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암시하며 “권투 시합하는 데 발로 차더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사이다 복귀를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예비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발로 찬’ 당내 대선주자들이 아닌, 윤 전 총장을 첫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지사가 민주당 선두 대선주자로서 ‘원팀’을 강조한 만큼 당내 경쟁자가 아닌 상대편으로 총구를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 지사 대선캠프 ‘열린캠프’를 총괄하는 조정식 의원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캠프의 본경선 대응 기조 첫 번째는 ‘원팀’ 경선”이라며 “민주당 경선은 2022년 대선에 승리해 4기 민주 정부를 열기 위한 과정이다. 이를 위해 후보 간 상처를 주거나 분열이나 네거티브를 통해 지지자들을 갈라놓는 경선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에게 가장 ‘위협적인’ 상대 후보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장 부담스럽고 힘든 상대는 윤석열”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여론조사에서도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현대리서치가 서울신문 의뢰로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2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한 결과 이 지사가 27.2%, 윤 전 총장이 26.8%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