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씨 옹호 취지 발언 및 그에 대한 부적절한 사과 방식으로 위기에 빠졌다. 한때 야권에서의 압도적인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윤 전 총장이 수차례 `헛발질`로 인해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 대세론을 굳히기는커녕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에 따라잡히는 여론조사 결과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면서, 한시가 바쁜 윤 전 총장의 발목이 잡힌 상태다.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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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10월 26~27일 )으로 ‘이재명 후보와 맞붙는 국민의힘 경선후보 중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은 결과, 홍 의원이 39.9%로 윤 전 총장(33.3%)을 6.6%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 10.5%, 원희룡 전 제주지사 5.2% 순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골든크로스`를 자신하던 홍 의원의 주장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바로 전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5~27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이 25%로 윤 전 총장(20%)을 제쳤다. 전주 대비 홍 의원은 3%포인트 상승, 윤 전 총장은 5%포인트 하락하며 순위가 바뀌었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건, 그가 과거 전씨를 두둔한 데 이어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 호남분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이 꽤 있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를 두고 여야를 불문하고 윤 전 총장에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자 윤 전 총장은 뒤늦게 유감 표명에 나섰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반려견에게 과일인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국민을 조롱했다’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윤 전 총장은 지난 28일 대국민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달 2일쯤 직접 광주로 내려가 사과를 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