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빨간불'에 이례적 2연속 금리인하

한은 금통위, 10월 이어 11월에도 25bp 인하 단행
'경제 엔진' 수출 둔화 우려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성장률 방어 위해 이례적 결정…환율, 금융안정 변수로
  • 등록 2024-11-29 오전 5:00:21

    수정 2024-11-29 오전 5:00:2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속적인 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금통위의 역사를 고려할 때 지난달에 이은 추가 인하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장 전망도 ‘금리 동결’이 우세했던 점을 생각하면 금통위의 무게추가 ‘안정’에서 ‘성장’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한 연 3.00%로 결정했다. 연초 이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고려사항이 ‘물가→ 환율→ 가계부채→ 성장’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2% 역성장한 데 이어 3분기엔 전망치(0.5%)를 큰 폭으로 밑도는 0.1% 찔끔 성장에 그쳤다. 특히 3분기 성장률 부진이 중국산 저가 반도체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구조적인 원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면서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 고관세, 이민자 추방 정책이 현실화하면서 수출 경기 위축과 수입 물가 상승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이에 한은은 이에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하고, 오는 2026년의 성장률은 1.8%로 예측했다. 미국 정책 변화의 부정적 영향이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창용 한은 총리는 이번 금리 인하가 선제적인 대응이냐는 질문에 “현재 정책금리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에 있다”면서도 “예상보다 경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내려가는 속도를 좀 더 빨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지난 7월부터 금리 인하 결정의 발목을 잡아온 가계부채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정부의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환율은 새로운 금융 안정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미국 경제가 나 홀로 성장하고 ‘트럼프 랠리’까지 더해지며 달러 강세가 지속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 변동을 관리할 수단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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