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인 만큼 공실 우려가 크지 않고 임대료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높은 금리수준에 건물주들이 상환압박을 견디지 못해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가매수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주거시설은 싱글패밀리 하우스, 즉 단독주택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땅값이 비싼 도심이나 도심 근교에서는 여러세대가 한 건물에 거주하는 형태의 주거시설이 주를 이룬다. 한국의 아파트에 해당하는 다세대 주거시설은 각 유닛별로 소유주가 있는 콘도와 건물 전체를 소유하고 유닛을 임대하는 멀티패밀리로 구분된다.
멀티패밀리는 보통 단지 당 100~300세대로 주로 연간 6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가진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임대한다. 전문 관리회사가 운용하는 멀티패밀리의 경우 피트니스센터, 야외 바베큐 공간, 단지내 사무공간·회의실·라운지와 같은 고급 편의시설을 제공해 임차인의 만족도가 높다. 이는 자연스럽게 투자자의 수익성 강화로 이어진다.
멀티패밀리 시장도 코로나19 이후 높은 변동성을 겪었다. 코로나 초기 1~2년 동안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멀티패밀리 수요는 급증한 반면 건설 중단으로 공급이 급격히 줄면서 임대료는 전례없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2023년부터 건설 재개로 공급이 늘고 인구 이동이 시작되면서 점유율과 임대료 상승률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 그린리프캐피탈 이사는 “급격히 높아진 이자율로 주택 소유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가 현실적인 선택이 된 가구가 증가했다”며 “예상보다 금리하락 속도가 낮아 소유보다는 임대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가치 측면에서 멀티패밀리 저가매수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매물로 나오는 우량 멀티패밀리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CRED iQ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멀티패밀리 상업용 부동산 담보부 증권(CMBS) 중 7.4%가 연체중이거나 특수채권관리 상태에 있다. 여기에 2025년까지 만기도래하는 멀티패밀리 CMBS는 1130억달러로 전체의 35%에 달한다.
토마스 홀 그린리프캐피탈 파트너는 “금리가 단기적으로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충분한 자본을 갖추지 못한 임대주들이 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대출기관들이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로 건설일정이 지연된 아파트 건물 소유자들에게 대출상환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매수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 이후 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공급이 소화된 이후에는 임대료 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시장에 진입하면 반등에 따른 임대료 및 순영업소득(NOI) 성장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