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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에너지 바우처 지원액을 올겨울(~4월) 한시적으로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두 배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바우처는 정부가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에너지 취약계층이 냉·난방을 위해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지급하는 일종의 현금 쿠폰이다. 월 소득이 256만원(2022년 4인 가구 기준)에 못 미쳐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된 저소득 가구 중 노인·영유아·장애인·임산부를 포함한 가정에서 신청할 수 있다. 약 117만6000가구로 추산된다.
정부는 지난해 전기·가스요금이 큰 폭 오른 데 따라 에너지바우처 지급액을 1.5배 올렸으나 올겨울 난방비 충격이 예상보다 커지자 이를 두 배 더 올린 것이다. 대상 가구는 가족 수에 따라 올겨울 전기·가스요금을 약 25만원(1인 세대)에서 58만원(4인 이상 세대)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내주 국무회의를 거쳐 이를 최대한 빨리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 약 1800억원은 기존 예산과 예비비를 통해 확보한다.
이와 별개로 공기업 한국가스공사는 약 160만 가구에 이르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국가보훈대상자 등) 가구에 대한 도시가스 요금 할인액을 9000~3만6000원에서 1만8000~7만2000원으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역시 연초 1.5배 인상했으나 2배를 더 늘려 총 3배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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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총 34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 보일러를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하는 가정에 10만원, 저소득층에 대해선 6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783억원을 들여 올 한해 3만1000가구의 취약계층 가구의 단열 시공과 친환경 보일러 교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난방비 폭탄이 집중된 노후 아파트의 중앙 난방식 보일러와 배관을 점검하고 효율 개선 방안을 컨설팅해주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약 20% 확대한 계획이다.
경기·서울 등도 자체 지원책 추진…민주당 “지원 더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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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이 올겨울을 위한 한시 조치여서 다가올 여름·겨울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와 국회가 지난해 연말 책정한 정부 예산 만으론 올겨울 늘려놓은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과 액수를 다시 축소할 수밖에 없다. 또 지원 대상에서 빠진 저소득 가구의 에너지 요금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도 이번 대책도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7조2000억원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제안했다.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해 마련한 재원으로 취약계층을 좀 더 폭넓게 지원하자는 것이다.
최 수석은 “에너지 가격 현실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런 과정에서 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대상 추가 확대는 그 효과와 재정 상황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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