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애플에 올라타 호실적을 기록하던
LG이노텍(011070)에 빨간불이 켜졌다. 1분기 수익성 하락에 이어 2분기에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침체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부진의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이폰15에 수익성 높은 카메라모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읽힌다.
|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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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는 -26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99억원에서 적자전환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7026억원에서 3조3842억원으로 8.5% 낮아질 전망이다.
증권가 전망이 맞아떨어지면 LG이노텍은 약 4년 만에 분기 적자를 보는 셈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19년 1분기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줄곧 분기 흑자를 올렸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가 부진할 것으로 본다. 증권가는 대체로 광학솔루션사업부가 2분기에 700~8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1분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지만, 2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등 불황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더욱이 2분기는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시점이기에 LG이노텍에게는 전통적인 비수기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라 광학솔루션의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하며 고정비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수요의 불확실성에 따라 상반기 실적은 다소 아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제품. (사진=LG이노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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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분기 적자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는 하반기에는 다시 예년과 비슷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이폰15에 폴디드줌 카메라(프리즘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잠망경 형태 망원 카메라모듈) 탑재가 예상되는데, 생산 난이도가 높아 가격이 더 비싸다. 증권가에선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으로 4293억원을 추정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폴디드줌 카메라의 신규 적용 등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아이폰) 프로 모델 생산 비중 증가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는 최상위 모델에 폴디드줌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LG이노텍은 공급망에서 단독으로 폴디드줌 모듈 공급을 앞두고 있다”며 “ASP 상승효과에 따른 수혜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