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바이든 후보는 불과 사흘 전 TV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친 설전을 벌였던 탓에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 왔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탓에 손발이 묶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주요 경합주를 중심으로 선거 유세 일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최근 바이든 후보는 여론조사상 트럼프 대통령에 쫓기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돌발변수로 호재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음성 사실 알려 기쁘다”
바이든 후보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내인) 질 바이든과 내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걸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걱정의 메시지를 보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양성 판정 이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손 씻기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는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TV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난타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요건은 지켰지만, 토론 열기가 워낙 뜨거웠던 탓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바이든 후보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게다가 그는 만으로 77세, 한국 나이로 79세의 고령으로 코로나19 고위험군이다.
이번 사태는 바이든 후보에게 호재라는 평가가 우위다. 올해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커 상황을 더 지켜봐야 겠지만,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자가격리 기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만으로도 그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경합주 유세 ‘예정대로’
CNBC와 체인지리서치가 지난달 29~30일 전국 유권자 925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오차범위 ±3.22%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54%는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41%였다.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역시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네바다주 유세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 유세 등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 경미한 증세를 겪고 있다고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