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엇갈린 대구민심…"젊은 아가 낫지예" vs "정치 물 더 먹어야"

野 차기 당권 초미의 관심…`보수의 심장` 대구 민심은 극과 극
"경험 부족한 이준석, 아직은 안 돼"vs"젊은 피가 나설 때"
여론조사 압도적 1위 이준석…`굳히기`냐 `뒤집기`냐
  • 등록 2021-06-04 오전 5:00:00

    수정 2021-06-04 오전 8:11:15

동대구역 전경. (사진=권오석 기자)
[대구=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준석이요? 물 좀 더 먹어야 캅니데이” vs “젊은 아가 하는 게 낫지예”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의 시민들도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단연,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며 `0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에 관심이 쏠려있었다. 3일 국민의힘 당 대표·최고위원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에서, 민심의 집합소인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찾아가 차기 당권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모두가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쏟아내면서도, 지지하는 후보는 세대별로 엇갈렸다.

3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시민들. (사진=권오석 기자)


“경륜 무시 못해”vs“이젠 젊은 피 나서야”

이날 오전 만난 택시기사 홍모(71·남)씨는 자신은 보수 지지층이라면서 `이준석 당 대표`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 후보는 아직 `정치 물`을 좀 더 먹어야 할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이 지지할지는 몰라도,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아마 쪼개질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경원 후보가 강력한 대여(與) 투쟁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홍씨는 “주호영 후보는 물에 물 탄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나 후보는 아닌 건 아니라고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다”고 주장했다.

서문시장에서 주단집을 운영하고 있는 유모(67·여)씨는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대구 민심은 주 후보에 가지 않겠느냐. 대구가 지역구이다보니 마음이 그리로 가게 된다”고 귀띔했다. 5선 중진인 주 후보는 대구 수성구을에서만 4선을 지냈고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수성구갑에 나와 당선됐다.

유씨는 이 후보가 일으킨 세대교체 바람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아무래도 해본 사람이 더 잘한다고, 주 후보는 원내대표도 해보고 경험과 경륜이 더 있지 않나. 이 후보보다는 안정적으로 해낼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다만, 연령대가 내려가면서는 사뭇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동성로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32·여)씨는 “솔직히 지금 나온 후보들 모두 다 거기서 거기라고 본다. 보수에서 젊은 피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이 후보를 마냥 젊게만 보기는 힘든 것 같다”면서도 “기성 정치인이 다시 권력을 잡는 것보단 낫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 또한 10년 정도의 적지 않은 정치 경험이 있으나, 세대교체라는 명분에는 적합한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카페를 운영 중인 심모(41·남)씨는 보수·진보 어느 쪽을 특별히 지지하지는 않는다면서 “이 후보가 젊은 남성의 관점에서 `사이다` 같은 발언을 많이 하다보니,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 어느 정치인도 그렇게 과감하게 못 한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젊은 남성층의 입장이 당 운영에 반영될 것 같다”고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후보가 젠더 갈등을 포함한 각종 논란에 있어 2030 남성을 적극 대변한 부분을 가리킨 것이다.

3일 대구 동성로 로데오거리를 찾은 시민들. (사진=권오석 기자)


이준석, 여론조사 압도적 1위…`굳히기`냐 `뒤집기`냐

여론조사에서는 이준석 후보는 경쟁 후보들은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36%를 기록했다. 이어 나경원 후보 12%, 주호영 후보 4% , 홍문표 후보 2%, 조경태 후보 1% 순이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 후보가 38%를 기록했고 주 후보와 나 후보가 각각 11%, 9%를 얻었다.

한편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한 당 대표 후보들은, 전 당원의 28%가 몰린 `텃밭` 대구·경북(TK)의 당심과 민심에 적극 호소했다. 이들은 앞으로 남은 토론회와 연설회에서도 총력전에 돌입한다. 선두주자인 이준석 후보는`굳히기`에, 다른 후보들은 `뒤집기`에 매진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7~8일 모바일 투표, 9~10일 ARS 투표와 일반국민대상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최종 결과는 11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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