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 오른 대선 정국, 헛바람 공약 삼가고 정책 경쟁해야

  • 등록 2021-06-29 오전 6:00:00

    수정 2021-06-29 오전 6:00:00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야권 주자 중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오늘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여권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모레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잠재 주자인 최재형 감사원장은 어제 감사원장직을 사퇴했다. 이 밖에도 여권에서 가나다순으로 김두관·박용진·양승조·이광재·이낙연·정세균·최문순·추미애 등이 출마를 선언하고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야권에서는 김동연·안철수·원희룡·유승민·하태경·홍준표 등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일까지 8개월 동안은 거의 모든 정치 활동이 대선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국민 관심도 여기에 집중될 것이다. 과거의 전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전도 모든 정치적 담론과 사회적 쟁점을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여야 주자가 입 밖으로 내는 한마디 한마디가 언론을 통해 증폭 전달되면서 자칫 민심 혼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치권에 망국적 포퓰리즘이 만연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대선은 직접적인 선거비용 외에도 다양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는 행사다. 게다가 지금은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눈앞에 있고, 민생고를 해소하기 위한 경제 활성화도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런 때에 대선이 치러지게 됐으니 여러 모로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민주정치의 핵심 중 핵심인 대선은 그 모든 비용과 걱정을 감수하고라도 잘 치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과정에 민주정치다운 격조가 있고 그 결과가 국력 재결집에 생산적이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주자들과 그 캠프들부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폭로나 비방보다 주자 본인의 강점을 유권자에게 알리는 소통에 주력해야 한다. 나라 곳간 사정은 아랑곳 않고 국민 세금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자기 돈처럼 나눠주겠다는 식의 선심성 공약은 자제해야 한다. 헛바람만 가득 들고 타당성도 불투명한 마구잡이 인프라 건설 공약도 삼가해야 한다. 오로지 국리민복을 증진할 정책 경쟁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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