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24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표정이 엇갈렸다. 박 후보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갑론을박이 재점화돼 난처한 반면 오 후보는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영입해 천군만마를 얻었다.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 노인복지 정책 간담회에 참석, 온라인으로 연결된 서울지역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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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이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남긴 박 전 시장에 대한 옹호 글과 관련해 “개인적 표현의 자유이나 자제하는 게 좋다”고 우려했다.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가능성이 있는데다 ‘인물론’과 ‘정책 대결’을 해야 하는 시점에 박 전 시장이 소환되는 것은 이롭지 않다는 판단이다.
박 후보가 직접 자제를 요청했으나 임 전 실장은 전날 “박원순은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 반문한데 이어 “박 전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다시 주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 “박 전 시장의 비극적 운명이 슬프다”라며 거들었다.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2차 가해가 선거전략인가”라며 맹비난했다.
박 후보의 난감한 상황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과 TBS의 의뢰로 지난 22~23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1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9%가 오 후보를, 29.2%가 박 후보를 각각 선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9.7%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밖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는 안 대표와 민주당 출신이자 제3지대 후보로 나섰던 금태섭 전 의원을 영입하며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야권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정권심판론 결집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안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야권 후보 단일화는 정권 교체의 교두보이자 디딤돌”이라며 오 후보의 손을 맞잡았다. 오 후보 역시 “절대 안심하지 않겠다”고 선거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두 후보가 희비 쌍곡선을 타는 동안 여야는 네거티브 비방전에 돌입했다. 박 후보 측은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에 집중 공세를 펼치며 고소고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도읍·성일종·김은혜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오 후보와 내곡동 관련 당시 주택국장도 추가로 고발했다. 오 후보 역시 지난 10일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한 천준호·고민정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맞고소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 포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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