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통해 우리가 가진 원전산업의 막강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 황주호 한수원 사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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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은 18일 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와의 인터뷰는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는 중에 이뤄졌다. 황 사장은 “숨 쉴 틈조차 없이 바쁘다”고 하소연했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어 24조 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 한수원은 세부 협상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쾌거다.
황 사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가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네덜란드는 현재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조사가 끝나면 바로 입찰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영국, 스웨덴,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유럽 국가들이 앞다퉈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유럽 중심부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물리치고 사업권을 따내면서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은 물론,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사장은 “앞으로 주요 선진국의 원전 발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원전없이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절대로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든 기준에서 한국이 우수했다’는 체코 총리의 발언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세계 최고라는 걸 입증한 것으로, 향후 원전 수주전(戰)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이번 수주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을 묻자 “잦은 출장”이라며 웃었다. 황 사장은 “체코를 7번 방문하는 등 작년 한 해 동안 이동거리가 30만㎞가 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며 “현지에서 정부, 발전사, 지역 관계자들을 꾸준히 만나 설득하는 작업에 큰 인내심이 필요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으로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와 합이 맞지 않았다면 실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