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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양상이지만 연말로 갈수록 분위기는 어두워지고 있다. 11월 한 달만 보면 국내 친환경차 수출은 잠정 6만387대로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했다. 이 여파에 내연기관차 포함 완성차 수출 전체 물량은 11월 22만8827대로 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친환경차에서 하이브리드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1~11월 친환경차 차종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하이브리드는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한 39만6056대로 완성차 전체 수출 물량 중 15.6%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3%) 대비 비중이 4.4%포인트 늘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완성차 수요 자체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 상황이 악화한 것이 내년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대가 10~20% 높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책 리스크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정부가 들어서는 미국에서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될 가능성과 함께 완성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동시에 점쳐진다. 현대차·기아는 이에 선제 대비해 현지에 하이브리드 혼류생산이 가능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이나, 수출 물량 자체가 줄어든다는 부담이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내년 글로벌 시장 환경에 적기 대응하고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수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AMA는 최근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연구기관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대화 창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각국 보호무역 확대 기조와 공급망 이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대체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