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③유승민 "`준석아`에서 `대표님`으로 깍듯하게"

당 대표 당선되고 한 번도 안 보고 통화도 못 해
지난달 29일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행사에서 처음 봐
이 대표에 깍듯하게 '대표님' 부르며 말도 높여
  • 등록 2021-07-02 오전 6:00:00

    수정 2021-07-02 오전 6:00:00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대담=김성곤 정치부장, 정리=권오석 기자] “예전에는 ‘준석아’라고 했지만 이제는 ‘대표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유승민(사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 대표의 부친과 유 전 의원은 막역한 친구 사이로, 두 사람은 고등학교(경북고)에 대학(서울대 경제학과)까지 동기로 지냈다.

그런 유 전 의원은 절친한 친구의 아들인 이 대표를 어렸을 적부터 봐왔다. 이 대표는 2004년 당시 유 전 의원실의 인턴으로 일을 하기도 했었다. 유 전 의원은 “애정이나 걱정이나 남다르다. 그거야 인지상정이다”고 말했다.

당연히 오랜 호칭은 `준석아`였다. 그러던 중, 이 대표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됐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된 이후, 지난달 29일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당선이 되고 한 번도 안 보고 통화도 못 했다”며 “그날 공식 행사에서 처음 보고 이 대표에 깍듯하게 ‘이 대표님’이라고 했다. 이제는 말도 높여 쓴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노원에서 국회의원 선거 3번을 떨어지고 비대위원과 최고위원까지 거치면서 이 대표가 나이는 젊지만 정치적 훈련은 상당히 잘 됐다는 걸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방송 토론을 오래 해서 그런지 말을 빨리해도 크게 문제가 될 만한 말실수가 비교적 적어졌다. 언어 자체도 낡은 정치인들이 쓰던 것과 다른 언어를 쓰더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야권의 단일후보를 선발하는 과정을 관리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인데, 아주 공정하고 ‘이준석 스타일’대로 드라마틱 하게 잘 해나갈 거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이준석 바람`이 한창이던 6월 초, 한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이 대표가) 이번에 당 대표를 해보고, 다음에는 총선에서 당선돼 의원 경험도 해보며 대통령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차근차근 쌓아가길 바란다”며 “2027년이 되든 2032년이 되든 보수의 기대주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절대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대선에 도전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건 본인의 희망과 욕심만으로는 안 된다. 시대정신과 시대적인 운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 대표가 본인이 할 바를 다하고 갈고 닦으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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