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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항공·우주 및 자동차부터 의료, 금융, 유통, 패션, 식품 등 거의 모든 산업과 접목시킬 수 있는 AI는 모바일 등장 이래 가장 매력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연례 개발자 회의 기조연설에서 “분명한 것은 우리(구글)는 이제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 지도자 및 기업가 등의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달 “AI는 러시아 뿐 아니라 모든 인류의 미래”라며 “AI 분야의 리더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제3차 세계 대전은 세계 각국의 AI 경쟁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아마존,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IT 공룡들은 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으며, AI 관련 스타트업 인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각국 정부도 발맞춰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른바 ‘AI 세계 대전(Great AI War)’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직업분석업체 페이사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 상위 20개사는 최근 1년 동안 AI 인력 확보를 위해 총 6억5000만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마존이 2억2800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구글(1억3000만달러), MS(75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또 AI 연구개발(R&D)에 유입되는 돈은 연간 300억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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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올해 1월 미국 AI보안 스타트업 하비스트닷AI를 인수한데 이어 7월 검색 엔진 기술을 보유한 그래피크를 사들이는 등 AI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또 미국 시애틀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AI 편의점 ‘아마존 고’를 오픈했다. 아마존 고 앱을 깐 뒤 필요한 물건을 들고 매장을 떠나면 나중에 이메일 청구서가 발송된다. 어떤 물건들을 구매했는지는 매장 내 AI 카메라와 센서 등이 알아서 확인한다. 아마존이 AI 산업에 진출하게 된 것은 회사의 성장 역사와 관련이 깊다.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한 뒤 다른 소매 업체들에 이를 개방했다. 쇼핑몰은 급속도로 팽창했고, 아마존은 쇼핑 시즌 대량 주문 처리 지원 등을 위해 컴퓨팅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이후 플랫폼은 AI 스피커 에코의 주요 판매처가 됐고, 컴퓨팅 능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근간이 됐다.
최근 IT공룡들의 AI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이다. 아마존이 에코를 앞세워 71%의 점유율을 기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구글이 ‘구글홈’을 출시해 26%의 점유율로 뒤를 쫓고 있다. 애플도 올해 안에 ‘홈팟’을 출시해 경쟁에 가세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구글·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MS의 ‘코르타나’와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가 하면, 1세대 AI스피커보다 더 작고 저렴한 차세대 에코를 출시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구글 역시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월마트와 손잡고 정면 승부에 나섰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유아용 AI스피커 ‘아리스토텔레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부모와 아이들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동화를 들려주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준다. 또 아이들의 수면 훈련을 위해 은은한 음악과 함께 자동으로 불빛 강도를 서서히 줄여준다.
한편 AI 산업의 근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이터센터를 통해 정보를 수집·분석해 기업 및 개인 고객에게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첨단 정보 서비스다. 지난 2012년 미국의 한 대형마트가 고객이 갑자기 향기 없는 로션과 먹지 않던 미네랄 영양제를 산 것을 보고 임신했다고 판단, 아기 옷과 유아용품 할인 쿠폰을 발송한 것은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