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연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끌어당기고 있다. 지난 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합당을 조건부로 내건 출마 선언을 했고, 공천관리위원회는 경선 룰 조정까지 예고한 상태다. 다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안 대표는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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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님께 간곡히 제안하고자 한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해주시면 더 바람직하다”며 “그러면 저는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그는 “입당이나 합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서는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임을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하는 방안이 야권 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함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오 전 시장의 설명이다. 만일 안 대표가 선(先) 입당·통합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고집할 경우, 본인이 제1 야당 대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부터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시작하기에, 오 전 시장은 오는 17일까지 안 대표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치르는 것을 사실상 확정했다.
인지도는 높지만 국민의힘 내 기반이 없는 안 대표 등 당외 인사들이 불이익 없이 처음부터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정 위원장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는 범야권 플랫폼이 되겠다”고 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발생한 ‘정인이’ 학대사건 등 그간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아동학대 실태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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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안 대표의 결단을 압박하는 가운데, 안 대표는 입당·합당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선언에 대해 “그게 출마 선언이냐”며 “(단일화) 방법 자체가 어느 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다면 오히려 선거에 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까, 다른 생각을 가진 지지자들이 동일한 마음으로 단일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