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개인투자자가 집중 매수한 테마주를 향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 연말 양도소득세(양도세) 회피 목적의 매물 출회가 예년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반기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의 주가 급등을 개인투자자가 이끈 만큼 관련 이들 종목에 대한 경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에 힘이 실린다.
개미들의 2차전지 사랑…하반기 순매수 톱5 싹쓸이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3~9월13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중 2차전지 테마에 속하는 종목은 7곳으로 과반을 넘었다. 개인 순매수 1위는 2차전지 대장주로 떠오른
POSCO홀딩스(005490)로 순매수 금액이 5조601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순매수 7위를
포스코퓨처엠(003670)은 10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퓨처엠을 각각 3965억원, 2912억원 담았다.
|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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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 2위도 양극재 사업을 전개하는
LG화학(051910)이 올랐는데, 순매수금액은 9308억원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배터리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순매수 3위에 안착했다. 순매수금액은 5891억원이다.
이외에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 중인
엘앤에프(066970)가 4위에 자리했다. 개인의 순매수금액은 5060억원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셀 업체인
삼성SDI(006400)는 순매수 5위로 개인은 4645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 회피 매물 경고등… “급등 테마주 주의해야”
개인투자자가 하반기 2차전지의 매수에 열을 올리면서 연말에 이르러 주가 하락세가 오히려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말 개인투자자들이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매물 출회가 확대할 수 있어서다. 현재 한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 요건을 피하려면 연말까지 보유 주식가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올 4분기부터는 매도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이 2차전지주에 집중됐기 때문에 매물 출회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내 개인들의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 시기는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며 “개인 순매수 상위 2차전지 종목의 전년 대비 수익률이 양호해 개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높은 중소형 테마주도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물 출회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의 이익 금액이 클수록 부과되는 양도세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코스닥 중소형주 수익률 상위 종목을 보면 주요 테마주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스닥 중형주 중에서 수익률 1위는 초전도체 관련주인
신성델타테크(065350)가 차지했는데, 수익률은 320.6%에 달했다. 소형주 중에서는 이달 초 비만치료제 관련 테마주로 부상한
펩트론(087010)이 수익률 198.6%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들어 개인투자자의 양도세 회피 목적 순매도가 출회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연말까지 대형주 지수 대비 중소형주 지수 상대수익률 하락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중소형주 내에서 올해 수익률 높았던 성장주 종목 변동성을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