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당권 도전` 나경원 "세대교체 바람 잦아들 것…정권교체 우선"

국민의힘 전당대회 나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
이번 전당대회 정신은 첫째도 둘째도 `정권교체`
세대교체 바람, 좀 지나면 잦아들 것
국민의당 합당은 속도보단 시너지가 중요
  • 등록 2021-05-27 오전 6:00:00

    수정 2021-05-27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태진 권오석 기자] “이번 전당대회의 정신은 첫째도 둘째도 ‘정권교체’입니다. 세대교체 바람은 좀 지나면 잦아들 겁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원내대표는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정권교체”라며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하기에 더 많은 지혜와 정치력, 결단력이 요구된다”고 이같이 밝혔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당대표 출마’ 관련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판사 출신의 4선 정치인인 나 전 원내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손꼽히는 스타 정치인이다. 20대 국회 당시에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대여투쟁을 진두지휘했었다.

그는 “통상의 대선 경선이 아니라 비상시기의 대선 경선이 될 거라고 본다”며 “의정 활동도 오래 했지만 크고 작은 선거란 선거에는 직접 후보로 나오거나 지원을 하거나 업무를 관장해왔다. 수많은 선거 과정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경험과 지혜가 요구되는 때다”고 자신의 경륜을 내세웠다.

나 전 원내대표 본인이 특정 계파에 속해있지 않다는 점도 피력했다.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는 야권 대통합을 이뤄내고 단일 대선 후보를 만들어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가야 한다. 그만큼 공정하고 중립적인 대선 경선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모든 후보를 하나로 엮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당 대표가 공정하게 하겠구나’라는 신뢰를 주는 일이다”며 “특정 계파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당 대표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계파 없는 정치를 해온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호소했다.

그런 나 전 원내대표의 이번 당 대표 경선 도전은, 사실상 그의 정치 생명이 걸렸다 해도 무방하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21대 총선은 물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서 내리 패배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고배를 마신다면 차기 정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출마 선언을 하기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당대표 출마’ 관련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다만 일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심은 심상치 않다. 이준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 최고위원이 파란을 일으키며 당 대표 지지율 1위를 가져가고 있다. 초선의 김웅·김은혜 의원도 정치 신인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때아닌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당권에 나서는 중진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나 전 원내대표는 “새로운 세대들이 많이 도전하는 것 자체는 우리 당에 활력을 주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분들의 제안 중에서 귀담아들을 이야기도 많다. 많이 배운다”면서도 “그러나 세대교체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정권교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우려가 있지만 바람이 잦아들면 (국민·당원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데, 좀 지나면 바람이 잦아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그는 “이기는 합당, 이기는 통합이 돼야 한다. 통합을 위한 통합이 돼선 안 된다. 단일후보, 정권교체를 위한 수많은 퍼즐 중 하나다”며 “이기는 합당을 하겠다. 시기나 속도가 중요하지는 않고 (합당) 자체를 시너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할 게 많다. 언론에서 보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하는 조력자’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당대표 출마’ 관련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다음은 나 전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다른 후보들보다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

△이번 전당대회의 정신은 첫째도 둘째도 ‘정권교체’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정권교체에 있어 통상의 대선 경선이 아니라 비상시기의 대선 경선이 될 거라고 본다. 비상의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하기에 더 많은 지혜와 정치력, 결단력이 요구된다. 특히 나는 의정 활동도 오래 했지만 크고 작은 선거란 선거에는 직접 후보로 나오거나 지원을 하거나 업무를 관장해왔다. 수많은 선거 과정을 통해 알고 있었던 경험과 지혜가 요구되는 때다.

아울러 모든 후보를 하나로 엮기 위해 중요한 것이, ‘당 대표가 공정하게 하겠구나’라는 신뢰를 주는 일이다. 특정 계파에서 자유롭지 않은 당 대표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계파 없는 정치를 해온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여론조사에서 정치 신인들이 약진하고 있는데.

△새로운 세대들이 많이 도전하는 것 자체는 우리 당에 활력을 주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분들의 제안 중에서 귀담아들을 이야기도 많다. 내가 용광로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분들의 제안도 적극 수용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많이 배운다. 그러나, 세대교체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정권교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당대표 출마’ 관련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이기는 합당, 이기는 통합이 돼야 한다. 통합을 위한 통합이 돼선 안 된다. 단일후보, 정권교체를 위한 수많은 퍼즐 중 하나다. 이기는 합당을 하겠다. 실질적으로 당장 서두르기보다는, 시기나 속도가 중요하지는 않고 (합당) 자체를 시너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선 정국이 곧 시작인데 정작 당내 주자들이 주목을 못 받고 있다.

△당 대표는 조력자다. 당 대표가 우리 당 후보를 비롯해 대선 주자를 띄우는 일을 시작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목도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재보선 승리를 이끌어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요청할 의향은.

△김 전 위원장의 지혜나 제안을 우리가 소중하게 담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느 누구의 지혜와 지식을 빌리는 걸 마다하겠나. 모든 분들의 지혜와 지식을 동원하겠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가장 큰 경쟁자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종의 ‘바람’이 불어버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이 세대교체라는 바람이 불었다. 걱정되는 건, 세대교체보다는 정권교체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고 무조건 정권교체로 가야 한다. 우려가 있지만 바람이 잦아들면 (국민·당원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데, 좀 지나면 바람이 잦아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에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까 말한 것처럼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는 정권 교체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논란에 대한 입장은.

△절차에 따라서 진행을 해야 한다. 당의 여러 문제가 예민하기에 당 대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때다.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한쪽에선 복당하자, 다른 한쪽에선 복당은 안 된다고 한다. (당 밖의) 야권 후보를 모셔오는 것도 매우 논란이 있을 거고, 그 후보들이 또 쉽게 오겠나. 후보들에게는 우리 당에 와서 차별을 받지 않고 잘 안착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할 게 많다. 언론에서는 보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을까. 윤 전 총장이 적폐수사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래서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십을 발휘해 절묘한 조정이 필요하다.

-당 외곽에 있는 대선 주자 중 누가 가장 눈에 띄나.

△(웃으며)이렇게 얘기하면 다 안 온다. 한명 한명 모셔오는 게 쉬운 숙제는 아니다. 친소 관계로 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성과는 어떻게 보나.

△절반은 성공이라 본다. 그래도 이제껏 문재인 정권 들어서 한 한미회담 중에서는 가장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문 정권이 한미 간 신뢰, 동맹에서 상당히 멀어졌던 걸 조금 회복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도 물론 많다. 백신 등 마무리할 문제도 많다. 물론 정상회담 이후가 더 중요하다. 아직 문 정권이 1년도 안 남았는데, 한미회담에서 받아온 숙제가 있다. 탈원전, 사드, 북한 인권 등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야한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당대표 출마’ 관련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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