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 2월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아내가 “나발니의 사망 원인은 질병”이란 러시아 당국의 조사 결과가 거짓이라고 15일(현지시간) 반박했다.
나발나야는 이날 나발니의 유튜브 채널에 ‘나발니의 살인을 수사하지 않기로 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지난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남편의 사망 원인은 의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 율리아 나발나야.(캡처=알렉세이 나발니 유튜브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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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나야는 ”감옥에서 끊임없이 감시를 받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정치인이자 야당 지도자(나발니)가 ‘복합 질환’으로 한 시간 만에 갑자기 사망했다고 한다면서 “이는 거짓말이고, 그들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당국의 보고서를 공개한 후 남편의 공책 등 유품을 가족들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나발나야는 “진짜 사망 원인은 국가에 의한 살인”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가족이 자체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올해 초 교도소에서 남편이 사망한 후 남편이 생전에 이끌던 비정부 기구 반부패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1년에 이 단체를 포함해 나발니가 세운 단체들을 불법적인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단체와 협력하거나 지원했다는 이유로 수감됐다.
나발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야권 지도자였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온 그는 2020년 8월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독일로 긴급 이송돼 치료받은 나발니는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한 즉시 당국에 체포돼 수감됐으며, 지난 2월 러시아 북부 시베리아 감옥에서 47세 나이로 갑자기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