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박근우(23) 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저는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통해 사고 당시와 이후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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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모님이 탄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비보를 접하자마자, 박씨는 광주광역시에서 무안공항까지 30분 만에 달려갔다.
박씨는 “30일에는 어머니를, 31일에는 아버지를 다시 볼 수 있었다”며 “두 분 모두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그제야 주변의 상황이 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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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설령 보상금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그것이 부모님의 목숨 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겠느냐”며 고통스러운 심정을 털어놨다.
부모님이 남긴 사업 정리를 위해 세무사와 통화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생계 문제를 해결하느라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있다는 박씨는 “고아가 됐지만, 아직 부모님을 제대로 슬퍼할 시간조차 없다. 먹고 살기 위해 당장 돈을 벌어야 할 판”이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유족들이 생업을 제쳐두고 무안에 나와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잊히지 않기 위해서”라며 “부모님의 억울한 죽음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사고가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만이라도 무안공항과 여객기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며 “그래야만 저희도 이 모든 슬픔과 허탈감을 가슴 한편에 고이 묻어두고 다시 동료 시민 여러분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다. 한 번만 같은 사회에 살아가는 동료로서 저희를 도와달라”며 참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