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SMIC(중신궈지)는 중국을 대표하는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다. 메모리는 CXMT(창신메모리), YMTC(창장메모리), JHICC(푸젠진화)가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은 파격적인 국가 보조금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배해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설명자료에서 “메모리 사업은 중국 메모리 업체의 범용(레거시) 제품 공급 확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제조업 강국 한국을 상징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인재 빼가기를 통한 기술 유출에 제동을 걸 방안은 없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국회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반도체특별법을 한시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이 월등한 기술력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게 최상의 방안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레거시 제품 시장은 점차 중국이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우린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미국의 대중 견제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생각은 단견이다. 최종 승부는 결국 기술력이 가른다. 과거 한국에 반도체 주도권을 내준 일본이 반면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