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전문 연구기관, 신용평가사 등 석유화학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석화 산업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롯데케미칼에 닥친 재무위기에 대해 한목소리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롯데케미칼을 세계적인 화학 기업으로 성장시킨 압도적인 기초화학 소재 생산능력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올 3월 기준 해외법인을 포함한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451만톤으로 국내 최대며 세계적으로도 상위권 수준이다.
이는 LG화학, 한화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경쟁사들이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정유 등 비교적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올 3분기 말 기준 경쟁사들의 기초화학 매출 비중은 30~50%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것과 달리 롯데케미칼 전체 매출에서 기초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한다. 한 사업이 무너지면 다른 사업이 뒤를 받쳐줄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불황에 맞서 장기적으로는 기초화학 사업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스페셜티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영준 롯데 화학군 신임 총괄대표의 핵심 과제도 사업 전환과 적자경영 탈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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