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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를 통과한 이른바 ‘오바마케어’ 법안에 서명하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치켜세우며 한 말이다. 2003년 하원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2006년~2011년, 201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두 차례 지내며 꼬박 18년째 민주당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펠로시 의장이 2년 더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번 117대 의회 임기가 2022년까지인 만큼, 여성으로서 미국 양대 정당중 한 곳인 민주당에서 ‘20년간 1인자’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부시-트럼프 콧대 꺾은 강단
1940년 메릴랜드주(州)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7남매 중 막내 독녀로 태어난 펠로시는 하원의원·볼티모어 시장 등을 지낸 아버지를 보고 자라며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이후 남편을 따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펠로시는 당시 하원의원이었던 필립 버튼 밑에서 당직자로 일했고, 1987년 버튼이 암으로 별세하자,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중앙정치에 뛰어들었다.
2003년 조지 W(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 민주당 원내대표로 첫 리더가 된 펠로시는 특유의 강단있는 리더십을 앞세워 단 한 차례도 ‘1인자’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당시 부시 행정부가 사회보장제도 보호장치를 해제하려고 시도하자, 이에 대한 반대를 ‘당론’에 붙여 결국 무산시킨 게 대표적이다. 여세를 몰아 2006년 중간선거에선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며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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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따른 탄핵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트럼프가 국정연설을 위해 하원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 마치 개선장군과 같이 목청을 높이자, 연설이 끝나가기 무섭게 그의 연설원고를 북북 찢어버린 것도 미 의회 역사를 장식할 한 폐이지로 남는다. 펠로시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가 진실을 갈기갈기 찢어놓았기 때문에도 나도 그의 연설문을 찢은 것”이라고 했다.
여야의 수장이었던 트럼프와 펠로시는 그렇게 루비콘 강을 건넜고, 11·3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자 펠로시는 트럼프를 향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北에 적대적…韓 정부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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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는 이날 취재진에게 “내가 가질 수 있는 지렛대를 약화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약속하겠다”며 2년 후 중간선거 이후 무조건 물러날 것임을 재확인했다.
문제는 펠로시의 ‘2년 더’가 한국 정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펠로시는 북한 정권에 매우 적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2월 방미(訪美)한 한국 국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 북한의 진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무장해제”라고 했다. 당시 한국 대표단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자 “(1차) 싱가포르 회담도 쇼지 않았느냐”며 반박하기도 했었다. 당시 한·일 간 관계가 악화한 데 대해서도 “우려스럽다”고 한국 대표단을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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