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지만 침략자(이스라엘)는 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으나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모험적 행태에 대응해 억지력을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칸아니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침략자에 대한 처벌”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테헤란에 거주하는 각국 대사와 공관장을 소집해 알리 바게니카니 외무부장관 대행과의 회동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바게니카니 외무장관대행은 “이런 공격(하니예의 살해)에 대해서는 답변 없이 지나갈 수 없다”며 “이슬람 공화국의 대응은 확고하고 단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침 이란은 조종사와 항공 당국에게 GPS 및 항법 신호의 잠재적인 혼란에 대한 경고를 발령했다. 앞서 이란은 4월 13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이같은 경고를 발령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4일 “이란의 공격이 24~48시간 이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공중공격 무기를 장착한 F-22 전투기 부대 등을 배치하고, 함공모함 전투함인 USS 에이브러햄 링컨을 추가 배치했다. 미국 중부사령부 수장도 지난 4월과 마찬가지도 이스라엘로 급파됐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이 이스라엘에 실질적 타격을 주지 않도록 방어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연쇄적인 보복대응을 막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문제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어떻게 이뤄질지다. 지난 4월 공격에서는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360여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지만, 99%가 이스라엘과 미국에 격추됐다. 이에 따라 이란은 보복대응의 명분을 챙기고, 이스라엘은 실질적인 피해를 입지 않아 일정기간 양측간의 공방이 소강상태가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발사체 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WS)는 4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타격을 주기 위해 수도 텔아비브의 군시설뿐 아니라 이 지역의 미국 군대와 지중해의 가스유전까지 포함하는 입체적인 공격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이란의 영향권에 있는 이라크 민병대 등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경우 큰 피해가 야기되며 다시 응전이 응전을 부르는 피의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재보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양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 공군 지하벙커를 찾아 “공격으로 신속으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 역시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나면서 예비군 병력이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과 다른 서방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서부의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향해 카추샤 로켓 2발이 떨어져 미국인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이 이란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미국이 지난주 이라크에서 무인기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무장세력과 미국과 연합군에 위협을 가하는 개인을 상대로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