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빠른 종전해야”…푸틴과 임기초 회담 시사(종합)

트럼프, 연설서 푸틴 직접 언급
파나마 운하 재차 거론하며 ‘협박’
“머스크에 대통령직 양도 없다”
NYT “거짓 주장·자화자찬, 익숙한 연설”
  • 등록 2024-12-23 오전 6:58:31

    수정 2024-12-23 오전 6:58:3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내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임기 초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USA-아메리카페스트 2024’ 행사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미 방송 CNN에 따르면 그는 이날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포인트USA-아메리카페스트 2024’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은 빨리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가능한 빨리 나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의 직접적인 ‘푸틴 대통령’ 언급은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이 연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향후 회담에 대해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문제 삼은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 가능성을 다시 거론했다. 파나마 정부가 미국 해군과 기업 등에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갈취하는 일을 즉각적으로 중단 시킬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반환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의 파나마 운하는 미국 주도로 1914년 완공돼 1999년 파나마로의 소유권 이전이 이뤄졌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1970년대 이뤄진 소유권 이전 합의에 대해 “어리석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절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머스크 CEO에 대한 일부 불만을 언급한 후 “머스크에게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민주당의 새로운 거짓말이 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의지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우리는 그걸 원하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이어 그는 “머스크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 나는 안전하다”면서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헌법에 따라 미국 대통령은 ”자연적 출생에 따른 미국 시민“만이 가능하다. 머스크 CE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남아공 출신 아버지와 캐나다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즉, 트럼프 당선인은 법적으로 머스크 CEO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이밖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연설을 “상식적인 혁명을 가져올 차기 행정부에 대한 미리보기”라면서 불법 이민자 단속, 규제 완화, 감세, 다양성·공정성·포용성(DEI) 프로그램 금지 등을 약속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늘 그렇듯 이날 90분 연설동안 이민과 국경 문제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짚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정신 병원 환자와 교도소 재소자를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하기 위해 역사적인 행정 명령을 서명하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NYT는 이날 연설에 대해 “거짓 주장, 자화자찬, 적들에 대한 공격 등 익숙한 조합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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