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그간 한국의 ODA(공적개발원조)는 우리보다 작은 나라들 현장에 가서 다리를 놔주고 기계를 가져다주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경우 그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주어진다. 전 세계에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개최를 통해 ‘K-에듀’의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말이다. 오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은 경기교육은 물론 대한민국 교육의 전환점이 될 행사다. 지난 2021년 유네스코가 ‘교육의 미래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해당 보고서에 담긴 담론을 주제로 처음 열리는 포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기도에서 개최도 유네스코가 제안했다.
|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개최를 앞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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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사회 전환의 결정적 시기나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교육의 역할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발간한다. 1996년 ‘들로르 보고서’ 발간 이후 28년 만에 등장한 이번 보고서는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 계약’을 제안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한 교육 환경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강조하고 기존 학교 중심 교육에서 ‘공공의 노력이자 공동재(Common)로서의 교육’으로 전환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임태희 교육감 취임 후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경기공유학교’와 궤를 같이한다. 경기공유학교는 학생들의 학습 요구를 반영, 공교육의 영역을 확장한 교육정책이다. 교육청과 학생 및 학부모는 물론 지자체·지역사회 등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기공유학교의 모델이 이번 보고서의 기본원칙과 부합한다.
임 교육감은 “포럼이 끝나면 국제교류·협력을 담당할 팀을 꾸려 세계 교육환경에 대응하고 준비하고 포럼에 참여한 유네스코 회원국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며 “이번 포럼은 한국교육이 세계와 함께 교육을 주도해 나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임태희 교육감 일문일답
-이번 포럼에서 경기교육이 집중 소개할 부분은
△이제 교육은 과거와 다르게 창의력, 문제해결력, 함께 협력하는 교육이 굉장히 필요하다. 경기도는 교육 현장의 여러 방향을 바꿔나가고 있고 이번 국제포럼에서 이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공교육이 교육의 중심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연대와 협력, 기초 역량,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지역사회와 협력과 연대의 교육, 바로 경기공유학교다. 더 나아가 여러 이유로 학교 제도권 밖의 학생들도 소외되지 않도록 언제 어디서나 교육받을 수 있는 ‘경기온라인학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살아갈 세대인 학생들이 경기탄소중립교육을 통해 기후 위기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변화의 주체로서 일상생활에서 기후행동을 실천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경기도교육청은 (가칭) 경기탄소중립앱을 활용해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경기교육공동체 모두가 기후행동과 탄소중립 실천을 지속하는 참여와 연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공유학교는 어떻게 운영되나△경기공유학교는 지역의 모든 교육적 역량을 학교에서 학생들의 교육으로 연결해 연대와 협력을 실천하는 교육 현장이다. 경기공유학교에서는 초·중·고 6만여 학생들이 31개 시·군에서 예술, 체육, IT, 생태, 진로 등 다양한 영역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의 대학, 기관, 단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거버넌스를 구축해 함께하고 있다.
-‘공동재로서의 교육’이라는 보고서 기본원칙과 부합한다. 우연인가
△경기공유학교는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했다. 20호 남짓한 동네에 교장선생님 출신만 다섯 분이 계셨다. 한문에 능하신 분이 있었다. 낮에 어른들이 일하러 가면 아이들은 그분 댁에 가서 공부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자랐다. 그게 지역의 교육역량이다. 또 제가 1996년부터 98년까지 영국에 유학 갔을 당시 초등학교 5학년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회를 소집해 아이들의 숙제를 내주는데 반드시 부모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내줬다. 동네가 아이들 교육에 올인하는 형태가 되니 자연히 그룹 홈스쿨링이 활성화됐다. 그때 제 딸이 동네에 사는 옥스포드 역사학 교수한테 배워서 지금도 고고미술학을 전공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공유학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경기도는 지역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책으로 세웠다. 기존 학교에 부담을 주지 않는 형태로 최고의 선생님을 모셔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면 향후에는 지역 공유학교 간 발전적 경쟁이 붙을 것이다.
-이번 포럼이 임기 전반의 성과보고 성격이다. 남은 임기 중 목표는△취임 후 지난 2년간 경기교육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고 교육 본질을 회복하며 공교육 책임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경기교육은 학교 교육을 중심으로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를 운영해 공교육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공교육 시스템을 적용해 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공교육이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또한 교육의 변화를 위해 입시를 바꾸는데 한 걸음 더 나서겠다. 올해 ‘미래 대학입시 개혁 전담 기구(TF)’를 구성하고 협의회와 연구 결과 보고회, 토론회를 운영했다. 최근에는 연구 최종안 보고를 받았는데 경기도교육청이 그만큼 노력해서 쓴 보고서를 처음 봤다. 내신과 수능, 선발 등 제도를 어떻게 고치고 연차별 목표를 섬세하게 제시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암기력이나 지식 측정보다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주도성 체제를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이번 포럼이 끝나면 설명할 기회를 마련하겠다. 내년에는 대학들과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학입시의 변화를 만들겠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1956년 경기도 광주군(현 성남시) 출생 △서울 경동고 졸업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경제기획원 사무관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 △청와대 경제비서관 △제16~18대 국회의원 △제10대 여의도연구소장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제35~36대 대한배구협회장 △제24대 노동부장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 △제7대 한경대학교 총장
|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개최를 앞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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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개최를 앞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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