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환율에…조용히 미소짓는 환노출 ETF

환율 고공행진에 환노출형 ETF '주목'
환노출형, 환헤지형 수익률 2배 웃돌아
  • 등록 2024-04-18 오전 5:35:00

    수정 2024-04-18 오전 5:35: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미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 노출형’의 수익률이 환 헤지형을 웃돌았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환 노출형 ETF의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17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S&P 500을 추종하는 환 노출형 ETF인 ‘KB STAR미국 S&P 500’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3.55%로 나타났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지만, 환 헤지형인 ‘KB STAR미국 S&P 500(H)’의 수익률은 4.92%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같은 기초 지수를 활용하지만, 환 헤지와 환 노출형을 나눈 ‘ARIRANG 미국S&P500’과 ‘ARIRANG 미국S&P500(H)’의 수익률도 각각 12.43%, 5.53%로 엇갈렸다.

환 노출형 ETF의 수익률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감 고조로 최근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에 원·달러 환율이 소폭 내려오면서 진정됐지만, 달러 강세가 여전한 모습이다.

환 노출형 ETF는 환율 변동에 따라 투자자산의 가치가 변동하는 것을 그대로 반영해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이나 환차손을 모두 얻을 수 있지만, 환 헤지형 ETF는 환율 변동에 따른 달러표시 자산의 가치 변동을 최소화하고 가격 변동만 반영한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환 노출 ETF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 외에도 환 헤지에 따른 비용까지 반영되면서 두 ETF 수익률 격차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안정화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 헤지형 상품이 재차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환율의 1400원대가 심리적 지지선이고, 당국의 개입 등으로 환율 수준이 안정화를 찾으면서 환 노출형 ETF가 수익률을 일부 반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4.5원)보다 7.7원 내린 1386.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ETF 상품을 고를 때 환율의 오르내림세를 두고 유불리를 따져 결정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ETF운용본부 본부장은 “환이라는 것은 결국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한다”며 “중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환차손과 환차익을 고려하기보다는 안정과 변동을 얼마나 추구하는지 등의 투자 성향에 따라 환 노출형과 환 헤지형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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