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국 책 날개 달고…문학한류의 場 열린다

14~18일 코엑스서 K북 큰 잔치 ‘서울국제도서전’
한국포함 36개국·530개 출판사 참가
얀 마텔, 비엣 타잇 응우옌 등 내한
불평등·환경·소외문제 등 함께 고민
천명관 최은영 등 독자들과 만남도
저작권 마켓 ‘출판시장 흐름’ 한눈에
  • 등록 2023-06-14 오전 7:10:00

    수정 2023-06-14 오전 7:26:31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독자도 작가도 출판사도 이날을 기다렸다. 국내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다.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모두 36개국 530개 출판사(국내 360개사, 해외 170개사)가 참가해 부스를 꾸린다. 1954년 첫 개최 이후 65번째 여는 도서전은 올해 엔데믹을 맞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규모로 커졌다. 주제는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 넌 휴먼(NONHUMAN)’이다.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소외받는 인간과 인간 외의 존재(생명)에 대해 고찰해 보자는 취지다. 국내 190명, 해외 25명 총 215명의 연사가 참가하며,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불평등, 환경, 소외 등의 문제를 주목하는 170여개 프로그램(강연·세미나 등)이 펼쳐진다.

출판사들은 도서전이 “독자는 물론 ‘책을 만드는 출판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책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행사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해외 출판사 및 에이전시와의 저작권 수출마켓 등을 열어 세계 출판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설명이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만원짜리 티켓을 사야 들어갈 수 있지만, 평일에도 길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리는 국내 최대 책 잔치가 됐다. 지난해 10만여명이 다녀갔는데, 20·3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올해는 코로나19 해제로 더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6월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책 축제 ‘제28회 서울국제도서전’ 현장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축소돼 열렸다가 당시 3년 만에 개최한 도서전은 15개국 195개 사가 참가했다(사진=뉴스1).
국내외 스타작가 총출동…교류의 장

소설 ‘고래’로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소설가 천명관, ‘파이 이야기’를 쓴 캐나다 작가 얀 마텔,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비엣 타인 응우옌, 구독자 26만명인 북튜버(책+유튜버) 김겨울, 베스트셀러 문학평론가 신형철까지. 국내외 출판계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도서전의 홍보대사 격인 올해 ‘도서전의 얼굴’에는 국내 소설가 오정희·김인숙·편혜영·김애란·최은영·천선란이 선정됐다. 세대를 아우르는 6인의 소설가들이 18일 도서전 현장에서 강연을 통해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6명의 소설가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이 도서전 무대에 선다. 참여 작가 중 눈길을 끄는 이는 ‘파이 이야기’의 얀 마텔이다. 그는 처음으로 내한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두 차례 강연에 나선다. 퓰리처상 수상작 ‘동조자’의 저자 비엣 타인 응우옌도 ‘아시안 디아스포라와 미국 문학’을 주제로 독자와 만난다.

국내 유명 작가들도 관람객과 만난다. 김애란과 최은영은 ‘소외를 소외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고래’의 천명관은 북토크를 연다. 김연수, 김초엽, 김금희, 정지돈, 김멜라 등과 생태학자 최재천, 작사가 김이나 등도 함께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 대규모로 도서전을 개최하는 만큼, 세계 출판 교류의 중심이자 마케팅의 전진기지로의 도약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7일 ‘K-북 도약 비전 선포식’을 열고 K출판의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마련과 해외 수출 지원 등의 추진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박보균 장관은 “한국이 문화매력국가가 되는 데는 K-컬처의 근간인 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서울국제도서전’이 한국과 세계를 책으로 잇는 플랫폼이자, 세계를 움직이는 출판 교류와 마케팅의 허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편소설 ‘파이 이야기’로 2002년 영국 부커상을 받은 캐나다 소설가 ‘얀 마텔’(사진=예스24).
주빈국 샤르자…김건희 여사 참석 여부 눈길

출판사마다 특색 있는 행사도 진행한다. 출판사 오월의봄은 부스에서 다양한 도서 굿즈(기획상품) 판매는 물론 책 구매 시 포장을 해준다. 출판사 난다는 출간한 책의 키워드를 담은 엽서를 무료로 배포, 1만원 이상 구매자에게 책갈피를 선물하는 등 책 구매 시 10%를 할인한다. 은행나무 출판사는 손원평 작가의 ‘서른의 반격’ 특별한정판을 선보인다. 동아시아(허블)도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여름 특별판을 공개하고, 김 작가 사인회를 연다. 작가 이슬아가 대표로 있는 헤엄출판사는 ‘새 마음으로’ 글씨가 새겨진 티셔츠를 굿즈로 선보인다.

‘책마을’ 코너는 올해 이색 코너 중 하나다. 한국과 아시아 5개국(태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대만)의 서점과 독립출판사들이 부스를 꾸리고 다양한 책을 전시, 판매하는 건 물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도서전 개막에 맞춰 출간되는 ‘여름, 첫 책’ 10종과 리커버(표지 갈이) 도서 ‘다시, 이 책’ 10종도 도서전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의 일곱개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다. 샤르자는 북토크와 도서 전시, 문화 공연 등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아랍 문화와 책을 선보인다. 올 1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UAE를 국빈 방문한 김건희 여사는 당시 “서울도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를 UAE 관계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 여사의 도서전 방문 여부도 관심이다.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대통령실에서 공식 발표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했던 당시 김건희 여사가 아부다비 대통령궁을 방문,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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