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청년은]③`이번 생은 망했어요`…"극단적 선택도 이해"

20·30세대 1000명에 '성격·일탈심리 자기평가' 설문
10명 중 6명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다' 답해
스스로 세상을 등질까 생각해본 적 있는 비율도 22.6%
  • 등록 2020-08-24 오전 12:08:00

    수정 2020-08-24 오전 6:39:49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요즘 청년층이 자주 쓰는 유행어 중 `이생망`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뜻으로, 이런 신조어가 유행어로 널리 퍼질 만큼 최근 청년층이 현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은 청년층을 우울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3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열흘간 만 20~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30세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47.3%)이 ‘현재 주어진 위치를 버리고 멀리 떠나고 싶다’는 일탈 심리에 동의했다.

2030세대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응답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기회가 된다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인생을 살고 싶다’라는 질문에는 65.4%가 그렇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만도 29.9%를 차지했다. 10명 중 3명이 매우 적극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현실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족은 결국 삶에 대한 고민과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생살이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많다’는 응답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50.9%로 절반을 넘었다.

우울증의 가장 큰 특징은 공허함이나 무기력함, 의욕상실 등이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청년층이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삶에 대한 우울감 등을 갖게 되면 이는 현실에 대한 포기, 즉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시장 한파가 더 심해지면서 지난달 일자리 47만 여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한 대학교의 취업광장이 썰렁하기만 하다.


설문조사 결과 청년층 10명 중 두 명은 상당한 우울증과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많다’는 문항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20.1%였다. ‘나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다’는 비율도 19.6%였고 ‘언젠가 나는 가족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28.4%로 나타났다.

이러한 우울감과 무력감은 스스로 삶을 끝내는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문항에 ‘그런편이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은 31.7%로 나타났다.

직접적으로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한 청년층도 10명 중 2명꼴로 나타났다. ‘힘들게 살아가기보다는 스스로 세상을 등질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문항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22.6%로 집계됐다.

설문조사를 시행한 엠브레인은 “2030세대 세 명 중 한 명이 스스로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이들 중 20%가량이 스스로 자신에 대한 고독감이나 상실감으로 세상을 등질까 하는 고민을 해본 적 있다는 점은 사회병리학적 차원에서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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