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펀드 적신호]①작년만 9조 몰렸는데…고수익은 옛말

KG제로인, 2010∼2018년 설정 펀드 수익률 분석
작년 설정 펀드 50개중 14개 '손실' 평균 2%대
글로벌 부동산 고평가...환율 프리미엄 감소 때문
  • 등록 2019-08-09 오전 5:30:00

    수정 2019-08-09 오후 2:15:02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대체투자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해외부동산펀드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2018년 설정된 펀드 10개 중 3개가 마이너스(-), 평균 수익률도 전년 설정된 펀드의 거의 반토막수준인 2%대에 머무는 등 기대수익률이 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이미 고평가국면에 접어든데다 유럽 지역 투자 등에서 누리던 환헤지 프리미엄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연도별 수익률 (표=문승용 기자)
이데일리는 8일 펀드평가사인 KG제로인과 공동으로 2010년 이후 설정된 국내외 부동산펀드(설정규모 100억원이상 478개 펀드 기준) 에 대한 수익률(연환산 기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말 현재 2018년 설정된 해외부동산펀드 50개중 14개(28%)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수익률은 연 2.84%로 2017년 설정된 펀드(연 5.02%)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낮았다. 해외 부동산펀드가 기관투자자들의 주된 투자대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반면 국내 부동산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설정 펀드 56개중 6개(10.7%) 마이너스였지만 전체 평균 수익률은 연 4.4%로 전해 설정된 펀드(4.8%)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부동산펀드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초자산이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사이클상 부동산시장이 고점에 이른 건 분명하다”며 “이미 기초자산가격이 많이 올라 최근 설정된 펀드들은 확실히 가격부담이 있다. ”고 말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유럽지역에서 환헤지 프리미엄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한 몫한다. 박형석 코람코자산운용 대표는 “환헤지 프리미엄이 최근 1.5%에서 1.1%로 떨어졌다”며 “이는 기대수익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8년말 현재 해외부동산펀드 잔액(순자산 기준)은 40조6798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1.1%, 2013년말과 비교하면 8배 가까이 급증한 상태.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8월1일 현재 잔액이 49조555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증가액의 90%수준을 넘었다. 해외부동산펀드의 실적은 지지부진한데 투자자금은 폭발적인 유입되면서 과열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지난 상태에서 특정지역으로의 투자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지역별 유형별 기초자산별로 분산투자를 실시하고 개별 물건 중심의 전략을 통해 시장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환헤지프리미엄

환율변동에 관계없이 양국간 금리차에 따라 얻는 이득. 금리 수준이 높은 A국 투자자가 금리 수준이 낮은 B국과 거래할때 환헤지를 위해 특정시점이 지난 후 B국 통화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겠다는 선도계약을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해당기간 통화간 금리격차만큼 이득을 얻거나 손해를 볼 수 있게 된다. 제로금리수준인 유로화에 비해 원화 금리가 1.5%포인트 높아 통상 국내 투자자들은 유럽지역 투자때 금리격차만큼 이득을 얻고 있다. 최근 국내 시중금리하락으로 유로화와의 금리격차가 줄면서 그만큼 프리미엄이 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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