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년은]④결혼·가족 `관심밖`…기성 가치관 부정하는 2030

2030세대 1000명 상대로 여론조사
62.6% "결혼 안해도 행복한 삶 가능해"
"결혼계획 있다"는 미혼자, 10명중 3명뿐
21.6%만 "상실·고독감 해결은 가족뿐"
  • 등록 2020-08-24 오전 12:11:00

    수정 2020-08-24 오전 6:38:54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과 `욜로(YOLO·인생은 한번 뿐이라는 뜻으로, 현재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는

주로 20대~30대 직장인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로, 이는 행복에 대한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를 잘 보여준다.

현 청년층은 취업을 한 후 가정을 꾸리기보다는 자신이 현실적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결혼과 출산, 가정을 중시했던 기존 세대의 가치관을 탈피하는 것이다.

한 웨딩박람회 사진. (사진=연합뉴스)


23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7월28일부터 열흘간 만 20~39세 남녀 1000명(남성 518명·여성 4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6%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설문에 응한 여성의 74.9%가 결혼을 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고 답해 남성의 51.2%보다 약 23.7% 높았다. ‘결혼 후 자녀를 갖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질문엔 응답자의 56.8%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의 68.5%가 남성 45.9%보다 긍정 응답률이 높았다.

이번 설문에서 상당수 미혼자들이 현재 결혼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미혼자 747명 중 미래 결혼계획에 대해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대답한 비율은 65%가 넘었다. 35.3%만이 ‘미래 결혼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30·여)씨는 “지금은 명절에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쉬지만 결혼을 하면 일하는 날이 되니 결혼을 꺼리게 된다”라며 “결혼을 해도 내가 당장 얻을 게 없으니 현재의 생활이 더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청년층은 자신과 자녀 등 가족구성원 개개인을 독립체로 바라보고 있었다. 가정을 꾸리더라도 자신과 자녀의 인생은 별개로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과 배우자의 삶이 자녀의 성공보다 중요하다’는 질문엔 16.1%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어도 배우자의 능력이 없으면 이혼할 수 있다’는 질문엔 42%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서적으로도 가족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만이 극단적인 상실감과 고독감을 해결해 준다’는 항목에 21.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현시대 청년층은 공동체인 가족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설문조사를 주관한 엠브레인은 “청년층은 결혼을 해도 본인과 배우자의 삶에 자녀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역시 이에 대한 여성의 긍정 응답률이 높았다”라며 “가족만이 극단적 상실감과 고독감을 해결해준다(21.6%)는 응답보다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가족보다 친구나 지인에게 의논을 한다(30.5%)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도 특징”이라고 밝혔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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