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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A씨가 1일 ‘이번 총선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놓은 반응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국가적 악재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최초 정부·여당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아지는 모양새다. 총선까지 남은 2주 동안 코로나 확산세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심판론’ 벗어난 與…통합당과 올해 최고 격차 벌려
국가적 대형악재가 발생하면 선거는 여당에 불리한 경우가 많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으로서는 악재를 왜 처음부터 막지 못했냐는 비판과 이를 수습과정에서 빚어지는 실수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날 즈음 미래통합당 등 야당이 주장한 정권심판론에 강하게 힘이 실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방역시스템이 효과를 거둔 것은 바로 여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3~27일 조사해 같은 달 3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44.6%로 통합당(30%)에 14.6%포인트나 앞섰다. 통합당 출범(2월17일) 이후 최대격차다. 여론조사로만 판단해본다면 ‘여당 심판론’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재까지만 보면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은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대응’보다 훨씬 뛰어나다. 오히려 대비 효과를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심판론 또는 반문(반문재인)연대가 힘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선거를 통한 정권심판을 하려면 민주당 대신 찍을 정당이 있어야 하는데 중도층 상당수는 통합당이 그런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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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유세 중에도 정부의 경제실정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일 서울 용산 권영세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지원 방문한 자리에서도 “코로나 사태가 넘어가면 거대한 ‘경제 코로나’가 한 번 더 도래할 것 같은 염려가 된다”며 “과연 이 정부의 3년 동안 경제 정책 성과를 놓고 봤을 때, 이 사람들이 거대하게 밀어닥칠 수 있는 경제 코로나를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 감당 못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걱정되는 것이 경제다”며 “코로나 이후 비상한 경제 정책을 써야 하는데 지난 3년 문정권이 했던 소득주도성장 등 엉터리 정책이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도 바뀔 리 없다”고 정부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총선까지 남은 기간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할 경우는 ‘정권심판론’이 뜨거워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선이 아직 2주 이상 남았기 때문에 코로나 확산세가 올라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면 문 정부도 세월호 참사 대응에 실패한 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여론이 형성돼 여당이 크게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