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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37% 떨어진 4953.1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8% 내린 1만5655.60에 거래를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3.93%나 뛰었다.
이날 발표된 CPI보고서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년 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전월과 유사한 수치로, 시장예상치(3.7%, 0.3%)를 웃돌았다.
특히 주거비와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서비스물가인 ‘슈퍼코어 인플레이션’도 ‘쇼크’였다. 슈퍼코어인플레이션은 가격 구성 요소 중 인건비의 비중이 커 고용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이다. 마켓워치 계산에 따르면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0.9% 올라 2022년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월대비 4.4% 오르며 8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상품과 달리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고 고물가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다.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주거비 영향이 적은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로 산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물가 둔화 속도가 느려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품 서비스 외에 서비스 물가 둔화세가 확인돼야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는 한 연준이 쉽게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아예 사라졌고 5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차 작아지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35%까지 낮아졌다. 한달전에는 거의 90%, 1주일전에는 70%에 달했던 수치다. 6월 인하 가능성은 75% 정도로다.
통화정책 분석기관 LH마이어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 하락 경로가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이번 수치에 연준이 당황하지는 않겠지만, 인플레가 목표치까지 내려가길 원하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수치”라며 “3월을 건너뛰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 강해졌고, 이제 인하 시점을 6월로 미루고 싶은 유혹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간 시장 랠리를 주도했던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2.15%), 애플(-1.13%), 알파벳(-1.59%), 엔비디아(-0.17%), 아마존(-2.15%), 메타(-1.87%), 테슬라(-2.18%) 등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