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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라인 ‘투톱’ 전격 교체…박지원 깜짝 발탁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1기 외교안보라인을 물갈이하고 2기 라인을 정비했다. 취임 이후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던 안보라인 ‘투톱’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을 모두 바꿨다. 신임 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안보실장에 서 원장을 내정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그간 외교안보라인의 기조는 어느 정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서 후보자는 정의용 안보실장과 함께 지난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이끈 기여를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박지원 신임 원장의 ‘깜짝’ 발탁의 배경이다.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북한통’ ‘미국통’ 임명…남북·북미 개선 노려
외교안보특보 2명을 추가로 임명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내정했다. 각각 ‘대북통’, ‘미국통’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임 후보자는 비서실장 당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아 세 차례 정상회담을 성공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북한 측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정 후보자 역시 문재인 정부 초대 안보실장으로 지난 3년여간 한반도 외교·안보의 최일선에서 남·북·미 소통에 기여했다. 미국 측과 신뢰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전격적으로 쇄신한 것은 부동산과 인국공 논란으로 국정 동력이 약해져 가는 상황에서 ‘최대 강점’이었던 한반도 평화마저 경색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이 미국과의 대화에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인사를 기용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