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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다. 중국은 전세계를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몰아 넣은 코로나19 발원지이며 ‘알몸 김치’ ‘소변 맥주’ 같은 위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치안이 좋진 않겠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경제나 정치 분야 또는 단순 가십이어도 중국과 관련한 기사를 쓰면 댓글을 통한 반응도 비난 일색이다. 싫어하는 중국 관련 소식 따윈 알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주변에서는 ‘베이징 특파원은 의례적으로 친중(親中) 인사로 묶인다’는 자조 섞인 농담들도 들린다.
짧은 중국 생활에서 느낀 점은 ‘우리가 중국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동안 너무 몰랐던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중국 산업의 발전 속도는 우리를 위협할, 아니 어떤 분야는 이미 추월했을 만큼 가파르다.
중국은 우리보다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한 의사결정이 빠르다. 당과 정부의 결정이 인민의 뜻이니, 일단 정책을 결정하면 반대 입장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정책을 하나 세우면 기본 계획만 10년이 될 정도다.
한국의 결제 환경이 신용카드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중국은 아예 스마트폰 앱인 웨이신(위챗)이나 즈푸바오(알리페이)를 통한 핀테크 강화에 주력했다.
우리가 핀테크 업체 업무를 어디까지 늘리느냐, 타다 택시를 허용하느냐 마느냐 등을 두고 다투는 사이 중국은 일찌감치 앱 하나로 거의 모든 상점 결제부터 교통·숙박 예약, 자금 이체, 심지어 가스·전기요금 수납까지 모두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는 반도체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기술을 통한 성장을 이뤄왔다. 건설, 조선은 물론 디스플레이 등 기존에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있던 산업은 이미 중국이 무섭게 발전하며 잠식하고 있다.
옆에서 가장 큰 경쟁자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반중 정서에 매여있는 듯 하다. 최근 들어 중국에 위치한 연구기관이나 한국 내 중국 관련 연구는 예산이 깎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중국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중국 경제 동향을 파악할 사람들이 더 필요하지만 젊은 전문가들을 찾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구태여 중국을 좋아할 이유는 없다. 한국과 중국은 정치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다른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러한 이질감이 누군가에겐 불편함일 수 있을 테다.
그렇다고 ‘중국이 싫으니 중국에 대해선 알 필요 없어’란 논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중국에 산업계 주도권을 넘겨놓고 “이렇게 될 줄 몰랐지”라고 한들 누구도 면죄부를 주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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