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기억연대의 지원활동이 논란에 오른 가운데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설 것이라 한다. 자신에 대해 쏟아지는 사회적인 눈총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바로 내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므로 의정활동을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일반 여론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윤 당선인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사리사욕에 이용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하나의 증거다. 응답자들의 70%가 윤 당선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다.윤 당선인을 일방적으로 감싸면서 빗발치는 여론에 귀를 닫고 있는 모습이다. 이해찬 대표는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까지 언급했다. 집권당 대표가 위안부 피해자의 피눈물나는 절규를 한낱 신상털기로 폄훼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워 한·일 위안부협정 파기에 앞장섰던 윤 당선자가 돈을 모금해 할머니들에겐 쥐꼬리만큼만 주고 대부분 엉뚱한 데 쓴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 지지세력이 이번 사안에 ‘친일 대 반일’의 틀을 씌우고 ‘토착 왜구’로까지 몰고가는 것도 잘못이다. 위안부 피해자를 토착 왜구로 낙인찍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오죽하면 이나영 정의연 현 이사장이 이 할머니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까지 호소했겠는가. 이 할머니가 과거 국회에 나가려다 좌절된 분풀이를 한다는 주장도 사태의 본질을 벗어난 물타기다.
민주당은 177석의 의석을 차지한 공룡 여당이다. 야당이나 여소야대 시절과 달리 국정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도 진영논리에 빠져 ‘윤미향 지키기’에 매달리니 “국민은 안중에도 없느냐”는 힐난이 쏟아지는 것이다.이 대표의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소속의원들이 당 차원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데다 시민단체들도 윤 당선인의 책임 있는 소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했다간 끝내 자멸이 기다릴 뿐이다. 오늘 기자회견에 나서는 윤 당선인의 솔직하고도 책임있는 해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