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이엔에프 '슈퍼개미' 주총서 혈투…이사진 물갈이 예고

덜컥 최대주주된 김상훈씨, 1월 주총서 주주제안
기존 이사진·감사 해임 및 신규 선임 건의
경영 정상화 및 지배구조 개편, 회계 감사 등 추진
소액주주 플랫폼 통해 우호지분 확보 나서
  • 등록 2024-01-05 오전 6:10:00

    수정 2024-01-05 오전 6:10: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주가 부진에 물타기로 대응하다 덜컥 디딤이앤에프(217620)의 최대주주에 오른 슈퍼개미 김상훈 씨가 이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에 나선다. 이번 주총에서 디딤이앤에프 경영진의 경영 실패에 책임을 묻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사진과 감사를 대거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슈퍼개미를 필두로 한 주주 행동주의를 통해 디딤이앤에프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디딤이앤에프 본사. (사진=디딤이앤에프)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디딤이앤에프는 489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한 달 전(12월4일) 534원 대비 8.4% 하락한 수준이다. 디딤이앤에프는 지난 9월11일 종가 기준 1000원대 미만으로 하락한 이후 동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일에는 486원까지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같이 주가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이자 슈퍼개미로 알려진 김상훈 씨가 주주제안에 나서기로 했다. 김씨는 오는 1월19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존 이사와 감사를 해임하고 새롭게 선임할 것을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이정민·이규 사내이사와 김모둠 사외이사, 이영우 감사를 해임하는 대신, 본인을 포함해 안동욱·김지원·김대은 사내이사와 박성훈 사외이사, 정해권 감사를 신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새로운 이사 후보들의 직업과 경력을 보면 외식업과 금융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안동욱 후보자는 메인필드파트너스(Main Field Partners)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김지원 후보자는 F&B(Food & Beverage) 브랜드·레스토랑 컨설팅과 관련한 업무를 영위하고 있다. 김대은 후보자는 투자 전문가로 더케이저축은행 자산운용팀 거쳐, 지난 2021년에는 흥국증권 부실채권(NPL)사업부 이사로 활동했다. F&B 컨설팅 셰프 관련 경력을 가진 박성훈 후보자는 현재는 루젤라 총괄 셰프다. 이외에 신규 감사를 담당할 정해곤 후보자는 현재 법무법인 유한의 서평 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씨는 이번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참여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영 정상화, 지배구조 및 비용구조 개편, 회계장부 감사 등을 주주제안의 주요 목적으로 제시했다. 김상훈 씨는 “2023년 10월 한 달간 디딤이앤에프의 경영진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렬됐고, 견해 차이 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 이후부터 주주행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디딤이앤에프는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3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4억원이다.

김씨는 이번 주주제안 통과를 위해 소액주주 행동플랫폼 ‘액트’와 손을 잡고 주주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액트 애플리케이션 내 소액주주연대 지분율이 10%를 넘어서며 사측이 제시한 정관변경 이사 선임 안건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이상목 액트 운영사 컨두이 대표는 “최대주주 김상훈 씨를 구심점으로 주주들과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2월 사측이 제시한 9명의 이사를 선임 안건이 소액주주 연대의 반대로 부결된 것처럼 이번에도 주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해 3월21일 5% 이상 지분을 확보해 대주주 지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본인 직업을 ‘모험가’로 명시하며 주주들 사이에서 ‘모험가좌(모험가+본좌)’로 불리면서다. 이후 추가 지분 매입으로 지난 8월22일에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정담유통은 주식담보대출 관련 반대매매와 주식시간 외 대량매매로 지분율이 줄어들며 지난 3월17일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다. 현재 지분구조는 김상훈 씨 6.33%(365만5777주), 테라핀 6.33%(365만2968주), 정담유통 외 4인 5.97%(344만6374주) 등이다.

[이데일리 김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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