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일자리 중에는 미래 유망직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색 직업들이 있다. 나무의사도 그 중 하나다.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나무의사를 준비하는 준비생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대 식물병원 관계자는 “2018년 처음 교육을 시작했을 땐 교육 신청자들이 대부분 40~50대였는데 요즘은 20~30대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수목 체계적 관리 위해 도입
사람과 동물이 아프면 의사를 찾듯 나무도 아플 땐 의사가 필요하다. 나무의사는 말그대로 나무가 아프거나 병이 들었을 때 이를 진단하고 치료해주는 전문자격인이다.
그동안 생활권 수목관리를 비전문가들이 하면서 농약 오·남용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지난 2018년 6월 시행한 개정 산림보호법에 따라 나무 의사 제도를 도입했다. 국민의 건강은 물론 산림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인 소유의 나무를 직접 진료하는 등을 제외하면 아파트나 공원, 학교 등 생활권 수목 진료와 치료는 나무의사(또는 수목치료기술자)를 보유한 나무병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매력적인 직업인만큼 준비 과정도 녹록지는 않다.
나무의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선 산림청 지정 나무의사 양성 교육기관에서 160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 교육을 받으려면 수목보호기술자나 산림기사 등 임업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관련 학위가 있거나 일정기간 이상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학점은행제를 활용해 수목 관련학과 수업을 이수하는 경우도 있다.
필수 교과목 이수를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도 필요하다. 교육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190만원 내외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시험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시험으로 실시된다. 지난해엔 시험 난이도가 높아 합격생이 적었다. 응시자 총 4300명 중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모두 합격한 사람은 171명으로 4% 뿐이었다.
2019년부터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준비 중인 송대환(39·남)씨는 "주변에서 단순 창업이나 취업을 목적으로 나무의사 시험을 준비한다면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송씨는 "나는 혼자 공부하고 있지만 학원을 다니거나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다른 준비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미 몇몇 학원에선 나무의사시험에 필요한 과목을 별도로 개설해 온·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응시생 늘지만 활용도 낮아... 국가적 차원 대책 필요
시험 준비부터 응시까지 ‘산 넘어 산’이지만 준비생들은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 식물병원 관계자는 “보통 평균 경쟁률은 2대1정도지만 이번 교육기간에는 수강생이 몰려 경쟁률이 5대1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방도 준비생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전남대 산립자원연구센터 관계자는 “본교에선 수강인원 모집 때 별도의 선발고사를 치르는데 참여 학생의 인원이 모집 인원보다 늘 2~3배 정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나무의사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은 더 필요해보인다.
지난해 나무의사 시험에 최종 합격한 김혜중(31·남)씨는 "현재 젊은 청년들의 나무의사 자격증 활용이 굉장히 어렵다"며 "나무병원이 영세하고 관련된 일이 많지 않아 나무의사 채용이 적다"고 말했다.
송씨도 "높은 연봉을 부담하면서 소규모 나무병원이나 조경회사에서 나무의사를 고용할 지가 미지수"라며 "산림청 및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일거리를 늘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1년도 1차 나무의사 자격시험은 오는 6일 시행한다.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