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중국 수출이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미국에 내줬던 한국 최대 수출국 지위를 탈환했다. 대중 수출이 강한 회복세를 보인 것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 (그래픽=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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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7월 대중 수출은 작년보다 14.9% 증가한 114억달러로 2022년 10월(122억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7월 누적 대중 수출은 748억달러로, 미국(745억달러)을 제치고 중국이 다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올해 상반기(1~6월)만해도 대미수출(643억달러)이 대중수출(634억달러)보다 많았는데 7월 대중 수출 호조로 1∼7월 누적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을 다시 앞질렀다.
대중 수출 회복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견인했다.
7월 1∼25일 기준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9% 증가했다. 이 기간 평균 대중 수출 증가율(10.4%)을 크게 웃돈다. 미중 신냉전이 초래한 공급망 재편에도 여전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 메모리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부품, 디스플레이 등 한국산 IT 중간재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의 중국 제재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기술에 초점을 맞춘 추가 대중 제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르면 8월 말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대중 반도체 추가 통제 조치에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 기업에 HBM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입장을 내놓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첨단 반도체 제품의 대중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미국의 추가 제재가 나오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미국 추가 제재에 따른) 수출 영향이라는 것이 (제재) 규모를 알아야 한다”며 “HBM 대부분 다 미국에 있는 인공지능(AI) 서버로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