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 '발가락도 안 닮았다' 이낙연·이재명의 진검승부

호남 언론인 출신 당대표 vs 영남 법조인 광역단체장
대권 선호도 막상막하… 앞으로 6개월이 승부수
이낙연, 재보궐 승리하면 `날개` vs 이재명, `친문` 숙제
  • 등록 2020-09-11 오전 6:00:00

    수정 2020-09-11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발가락도 안 닮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사실상 대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차기 대권 선호도 선두를 다투는 두 사람은 정치 스타일부터 출생, 정치적 기반 등 모든 면에서 대비되기 때문이다. 대선을 1년 반 가량 남겨둔 가운데 양보 없는 대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논쟁은 치열한 경쟁의 `서막`일 뿐이다.

지난 7월 30일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후보 시절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지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 전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호남의 이낙연, 영남의 이재명… 극과 극 양자대결

이 대표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의 지지를 업고 있다. 이에 반해 이 지사는 당의 험지인 경북 안동 출신이다. 이 대표는 언론인, 이 지사는 법조인 출신인데다 당 대표와 광역자치단체장이 경쟁하는 것도 낯선 풍경이다. 닮은 구석 하나 없는 두 사람이 대권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는 격차가 의미 없을 정도로 좁혀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4∼28일 전국 성인 2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이 대표가 24.6%, 이 지사는 23.3%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지난 4월 조사에서 선호도가 40%를 넘으며 정점을 찍은 뒤 최근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반면에 이 지사는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독주가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당권을 가져온 뒤 여세를 몰아 대권까지 간다는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 대표는 8·29전당대회에서 당원의 60.77%의 지지를 이끌어 내며 2016년 추미애 전 대표의 54.03%, 2018년 이해찬 전 대표가 거둔 42.88%보다 더 크게 승리했으나 이득이 크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대회, 수해 등이 겹치며 컨벤션 효과가 없었던 탓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점점 더 강경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놓고 왈가왈부가 이어질 당시 “선별적 지급은 보수 정당의 논리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지사가 이 대표의 정책과 차별화하려는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만큼 `당내 야당` 역할을 자처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낙연 독주 끝… 이재명 연일 승부수

대권주자의 최대 과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리더십을 어떻게 증명하느냐다. 이를 두고 이 대표와 이 지사는 다른 카드를 내놓았다. 이 대표는 최장수 총리를 맡았던 자신의 장점을 강화하는 듯하다. 총리 시절 자연 재해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던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안정적인 국정 운영 방안을 연일 꺼내고 있다.

이에 반해 이 지사는 공격적인 `사이다` 리더십 스타일이다. 2차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을 주장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 1000억원의 도 예산을 들여 지역 화폐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대표직을 맡았는데 이후 연일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황제 휴가`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친 이낙연`으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의 포털 외압 논란까지 불거졌다. “엄중하게 주의해 달라”며 군기 반장 역할에 나섰으나 당의 기강이 벌써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권 도전장을 낸다는 가정 하에 6개월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데 당의 악재는 곧 리더십에 생채기로 남는다.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이 지사는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친문이 아직 부담스럽다.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경쟁했던 것을 이유로 거부감이 있다. 민주당의 대권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어쨌든 친문을 품어야 하는데 이 대표와 계속 각을 세워서는 불가능하다. 이 대표의 지지층은 이미 친문과 동기화 돼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는 이상 떼어내기 쉽지 않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이끈다면 핵심 친문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만큼 국정 안정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대권 후보 선출은 당에서 선출하는 것인 만큼 이 대표가 얼마나 빨리 당을 장악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지사의 경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점수를 딸 수 있다. 급진적인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고 강점인 2030 젊은 층의 지지를 얼마나 더 끌어내느냐도 관건이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의 6개월이 두 사람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테스트 베드가 될 것이라 본다. 내년 4월 치러질 재보궐 선거 결과도 중요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야당에 뚜렷한 대권 주자가 등장하지 않는 만큼 당내 후보자 경선이 사실상 당선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민주당의 핵심인 친문 지지층을 누가 끌어안느냐가 키포인트”라며 “다소 앞서 있는 이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까지 승리로 이끈다면 날개를 다는 격이나 실패한다면 다른 주자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