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사상 최고 “SRE 역할 컸다”
신용등급 신뢰도는 지난 30회 3.75점을 기록한 뒤 31회 3.79점, 32회 3.93점으로 점차 상승했지만 지난해인 33회 3.87점으로 잠시 하락했다. 당시 한국신용평가가 부도 처리된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CP)에 최상위 신용등급인 A1을 부여하면서 신평사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1년 사이 신평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은 물론 4점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대해 SRE자문위원은 “평균 점수가 4점이 넘었다는 것은 대부분이 4점을 찍고 일부는 5점을 찍었다는 말”이라면서 “매우 높아진 점수인데 의미가 상당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SRE를 통한 신평사에 대한 꾸준한 시장의 감시와 이에 따른 신평사들의 신용도 상승을 위한 노력이 결국 전반적인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SRE자문위원은 “과거에는 업무 관련으로 신평사에 전화를 하면 ‘저한테 왜 전화하셨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그 당시와 현재의 신평사들의 시장에 대한 서비스는 천지차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34회 설문에서는 등급 신뢰도에 차이를 둔 이유를 적는 주관식 문항에 대해서 세 곳의 신평사에 비슷한 점수를 부여하면서 “최근 3사 모두 평가 신뢰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답변이 상당수를 차지한 점도 눈에 띄었다.
담당 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4.06점으로 지난회(4.02점)보다 소폭 높은 점수를 주면서 전체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비CA도 3.97점으로 지난회 3.80점보다 높게 점수를 부여했다. 채권매니저도 3.98점으로 지난회 3.81점보다 0.03점 점수가 높게 나왔고, IB 등 기타 그룹 또한 3.96점으로 지난회 3.78점보다 0.18점 높아진 신뢰도를 보였다. 신평사 자료 이용 비중이 61% 이상으로 높은 응답자 106명(4.03점)과 회사채 업무 비중이 61% 이상인 응답자 76명(4.04점)의 신용등급 신뢰도는 모두 4점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전체 신뢰도를 웃돌았다.
평가보고서를 자주 이용하는 평가사 역시 한기평이 70명(39.8%)의 선택을 받으면서 한신평(51명, 28.9%)과 NICE신평(47명, 26.7%)을 가볍게 따돌렸다. 평가보고서 만족도 역시 한기평이 3.7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2위인 한신평(3.73점)과의 차이는 0.03점으로 근소했다. NICE신평은 3.65점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한기평이 기존의 아성을 이어간 가운데 세미나 만족도에 있어서는 한신평이 총 84명(참석률 20% 이하 제외) 중 절반인 41명(48.8%)의 선택을 받으면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NICE신평(19명, 22.6%), 한기평(15명, 17.9%) 순이었다.
연구보고서 만족도에서도 한신평이 56명(31.8%)의 선택을 받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한기평(41명, 23.3%)과 NICE신평(36명, 20.5%)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한 SRE자문위원은 “설문만 보면 한신평은 세미나와 연구보고서 부문에서 1등”이라면서 “이는 본업보다 부업, 즉 서비스에 포커스를 맞춰가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아웃룩·트리거 소폭 하락
대부분 ‘등급 속도 적당’ 응답
34회 SRE 응답자의 절반 이상(122명, 69.3%)이 ‘현재 수준의 등급 조정 속도는 적당하다’고 봤다. 이는 지난 설문에서 현재 수준의 등급조정 속도가 적당하고 봤던 응답자 수(109명, 53.7%)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하향 추세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49명(27.8%)이었다. 반면 ‘상향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4명(2.3%)에 불과했다.
지난 설문에서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크레딧 시장 불안이 커져 하향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되는 분위기다. 지난 설문에서 ‘하향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은 66명(32.5%), ‘하향 조정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도 27명(13.3%)을 차지했다. SRE자문위원은 “지난 설문에 비해 올해는 ‘현재 수준 등급조정 속도가 적당하다’는 응답이 많다”면서 “작년에 비해선 불안감이 덜하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