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윤사태’ 책임론은? 秋장관 31.8%·尹총장 29.2%·文대통령 25.3%

이데일리 의뢰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발표
20대·보수층 응답률 높아…40대·진보층 “윤 총장 잘못 커”
60대 “장관 해임” vs 40대 “총장 해임” vs 2030 “둘다 경질”
전문가 “여권전체 잘못으로 판단…사법부 공격, 민심이반 심해져”
  • 등록 2020-12-07 오전 6:00:00

    수정 2020-12-07 오전 10:21:11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 시민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 이후 불거진 사회적 갈등 및 국론분열 상황에 대해 추 장관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이 장기화될수록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을 해임하고, 윤 총장을 재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5일 실시한 서울시민 대상 주요 현안조사에 따르면,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에 대한 책임은 추 장관 31.8%, 윤 총장 29.2%, 문 대통령 25.3%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는 2.0%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11.7%였다. 오차범위 이내의 근소한 격차로 추 장관의 책임론에 무게를 둔 것이다.

연령별로 엇갈린 평가…2030세대 “둘 다 경질” 응답 많아

검찰총장 직무배제 책임론은 연령대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만 18~29세에서는 ‘추 장관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41.8%로 가장 많았다. 반면 40대에서는 ‘윤 총장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48.4%)이 가장 높았다. 아울러 60대 이상에서는 ‘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38.0%)로 가장 많았다.

이념성향별로도 마찬가지였다. 보수층에서는 ‘추 장관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4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38.4%였고 ‘윤 총장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은 11.4%에 불과했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윤 총장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58.2%로 60%에 육박했다. 문 대통령과 추 장관 책임론은 각각 13.4%,

17.0%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추 장관 35.5%, 문 대통령 27.6%, 윤 총장 24.8%로 각각 나타났다.

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립 시 문 대통령의 선택을 묻는 질문에는 ‘추 장관을 해임하고 윤 총장을 재신임해야 한다’고 응답이 3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둘 다 경질해야 한다’ 25.9%, ‘윤 총장을 해임하고 추 장관은 재신임해야 한다’ 21.7%로 각각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2.5%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에서는 ‘추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57.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만 18~29세(36.1%)와 30대(34.7%)에서는 ‘둘 다 경질 해야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아울러 ‘윤 총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은 40대(35.2%)와 50대(30.7%)에서 가장 높았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61.7%)에서 ‘추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고, 진보층(40.8%)에서는 ‘윤 총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도층의 경우 추 장관 해임론이 46.9%로 가장 높았다.

지지정당별로는 사태 해법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보수야권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층은 ‘추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80.6%와 67.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윤 총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44.3%, 77.6%로 나타났다. 무당층과 정의당에서는

‘둘 다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36.7%와 30.7%로 각각 나타났다.

‘추·윤 갈등’ 장기화에 국론분열 우려 확산

리서치앤리서치측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연령 및 이념별로는 이른바 ‘추윤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가 매우 크다”면서도 “추 장관과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합하면 윤 총장보다 훨씬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민들은 현 정부의 책임을 보다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른바 ‘총장은 장관의 부하다’라는 상명하복 논란으로 촉발된 ‘추·윤 갈등 사태’가 한 달 넘게 장기화하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가중되고 국론분열도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일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조치가 부적정하다고 결론을 낸 데 이어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도 윤 총장 직무 배제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또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에 문 대통령이 이용구 차관을 내정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은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에는 윤 총장의 직무 배제를 결정한 추 장관이 훨씬 잘못했다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추 장관을 지지하는 여권 전체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부 여당 인사들이 ‘월성 1호기 원전’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구속된 것에 대해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민심 이반은 심해질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여권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잘 간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서울시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26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은 11.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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