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지각변동…업계 1등도 떨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지각변동①]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으로 까다로워진 VASP 심사
3개월 전 접수한 업계 1위 업비트도 수리 여부 미정
향후 업비트·빗썸 등 원화거래소 생태계 재편 전망
  • 등록 2024-11-07 오전 5:00:00

    수정 2024-11-07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의 운명을 좌우할 가상자산 사업자(VASP) 갱신 신고를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가 ‘영업 중단’ 우려에 벌벌 떨고 있다.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가 갖춰야 할 요건들이 늘어남에 따라 규모가 큰 극히 일부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한 27곳들은 3년 마다 자격 갱신 여부를 금융당국에 승인 받아야 하고, 이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갱신 신고 의무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에 갱신 신고를 접수하거나 준비 중인 곳은 은행 원화 계좌로 연결해 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원화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7곳 등 총 12곳 밖에 없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와 코인을 직접 거래할 수 없고, 코인끼리만 거래가 가능한데 22곳 중 11곳은 영업을 종료했고, 3곳은 영업중단을 선언했고, 1곳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만료로 사실상 사업자 갱신이 불가능한 상태다. 코인끼리만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로는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갱신 신고 전에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코인마켓 거래소는 사업성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이번 갱신 신고 심사 문턱을 넘기도 힘들어졌다는 평가다. 이상거래탐지 시스템, 시장감시위원회 설치 등을 위해선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중소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원화거래소로 전환할 수 있어야 사업성이 있는데 원화거래소 전환도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용자 수·거래액 기준으로 독보적인 업계 1위인 ‘업비트’마저 8월말 가장 먼저 갱신 신고 서류를 접수한 후 약 3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수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1위 사업자가 이러한 상황이라 여타 사업자들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의 갱신 승인이 불발될 경우 영업을 종료해야 한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일부 원화거래소에 거래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 중소 코인마켓 거래소가 사업자 자격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원화거래소, 특히 업계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에 거래가 몰릴 전망이다.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사업자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진 만큼 중소 코인마켓 거래소 대부분이 무너질 것”이라며 “이 경우 거래량이 1·2위 쪽으로 전부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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